칠곡군 가산면 한 중증장애인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3명(입소 장애인 13명, 시설종사자 5명, 근로장애인 5명)으로 늘어 집단감염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주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한 외출을 자제하고 너도나도 `방콕`(방에 콕 박혀있기)을 선택하는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칠곡군 송정자연휴양림 등이 임시로 문을 닫아 외부 고객 회식 등이 사라져 식당을 비롯한 자영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아예 휴업하는 식당도 속출하고 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 시설 입소자 A모 씨(46)는 지난 23일 오후 11시 첫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가 감염된 것은 같은 시설 입소자 B씨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B씨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대구 어머니 집에서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지내다가 이 시설로 돌아왔고, 어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자 20일 자가격리됐다.
당국이 이 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를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 24일 4명, 25일 18명, 26일 1명 등 총 24명(23일 1명 포함)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 부모 집에 거주하다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입소 장애인 C(40) 씨는 대구시에 통계에 포함돼 칠곡군 확진자는 26일 오후4시 현재 23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26일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진 주한미군기지 왜관 캠프캐럴 미군 병사 1명은 칠곡군 통계에 들어가지 않았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캠프캐럴의 주한미군 병사가 검사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병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남자 병사(23)는 지난 21일부터 왜관 캠프캐럴에 머물렀으며 24일 대구 남구 캠프워커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이 병사가 근무했던 캠프캐럴 참모부서 건물을 폐쇄했으나 이 병사는 부대 밖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민들의 철저한 자기관리가 요구된다.
더구나 대구 인근에 위치한 칠곡군은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으로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칠곡군 공무원과 일선 교직원은 물론 왜관산업단지 근로자(총 9,968명) 등 각 기관단체·기업체의 칠곡지역 근무자 중 70~80%가 전국에서 확진자가 집중된 대구 등에서 출퇴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구에 직장을 둔 칠곡군 거주자도 마찬가지다.
26일 오후4시 현재 대구경북 코로나19 확진자는 1,027명(대구 710명·경북 317명)으로 전국 확진자 1,261명(사망 12명)의 81.4%다.
왜관에 사는 이 모씨(59·회사원)는 "얼마전 첫째 아들이 대구를 다녀온 둘째 아들을 화장실이 딸린 방에 격리시켜 밥을 따로 갔다주며 외부 출입을 금하고 있다"며 "의심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가족간에도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할 정도로 코로나가 심각한 것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식당은 장사도 되지 않고 바이러스 전염 문제 등으로 아예 휴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식당 종업원들도 일자리를 계속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언제 어디로 퍼지고 있는지 모르는 불안한 시기에 당장 취업하겠다는 의욕조차 가지기 힘든 암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식당을 상대로 하는 마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식자재 매출이 줄어들었다. 반면 라면과 생수, 햅반, 과자 등 가정용 생필품이 요즘 잘 팔린다고 밝혔다. 특히 왜관 A마트 관계자는 "매일 100장 정도 마스크가 들어오는데 입하한지 약 30분이 지나면 마스크가 다 나간다"고 말했다.
일부 시외버스 운행도 중단됐다. 코리아와이드진안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25일부터 칠곡군을 경유하는 대구~김천간 시외버스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이 시외버스는 대구북부~왜관남부~왜관북부~약목~KTX 김천역~김천버스터미널 코스를 매일 7차례 운행해 왔다.
지역 목욕탕도 손님이 급감했다. 왜관온천 웰스파와 세강탕 등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아예 26일부터 3월 3일까지 임시휴업한다고 밝혔다.
칠곡군은 이에 앞서 지난 20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로당과 체육시설(실내외),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 대해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읍·면과 교육문화회관 등의 교육 프로그램과 행사 등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군은 이들 시설에 대해 방역을 수시로 실시하고 임시 휴관과 강좌 연기에 따른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매체를 통해 현황을 안내하고 있다.
칠곡군은 또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군청 구내식당 휴무일을 월 2회에서 주 1회(매주 금요일)로 늘리고, 지역생산품 구매 활성화 등을 통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