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동부초등학교(교장 서정오) 5학년 조은비(12) 양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화제가 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유엔 사무총장과 외교관의 꿈을 일궈가는 조은비 양은 충북 청주의 임성희(13) 양 및 안동의 황유석(11) 군과 함께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반 총장을 만났다.
이번 만남은 아동 지원 네트워크인 `드림 투게더`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키워가는 어린이 100명의 소원을 들어주는 `크리스마스 100일의 기적`이라는 기부 캠페인을 통해 이뤄졌다. 고등학교 때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났던 반 총장도 이들의 얘기를 듣고 초청장을 보낸 것이다.
반 총장은 이들에게 "나를 보고 싶다는 한국 어린이들을 만나게 돼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나 정상을 만나는 것보다 더 반갑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교 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를 푸는 데 신뢰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내 얘기를 하기보다는 남의 입장을 잘 듣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반 총장을 직접 만난 조은비 양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현재 오빠와 함께 위탁가정에서 살면서 왜관읍 왜관리 엘리트지역아동센터에서 "최초의 여성 유엔 사무총장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이뤄가고 있다.
조 양은 "반 총장 같은 사람이 되면 나처럼 부모와 떨어져 사는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 결과 지난해 9월 주한미군이 주최한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이같은 조 양의 간절한 소망은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해 11월 은비 양을 만난 자리에서 "은비가 유엔 사무총장의 꿈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도록 KT의 연구·체험 시설과 스마트 교육 강사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은 라디오 생방송에서 은비의 꿈을 소개하고 청취자들에게 후원을 부탁했고, 정부도 외교 경로를 통해 은비의 소망을 반 총장에게 전했다.
드디어 반 총장이 은비에게 초청장을 보내 왔다. 1962년 충주고 3학년 재학시절 백악관에서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평생을 공직에 몸담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반 총장이 이들과 흔쾌히 만날 것을 허락했다. 대한항공에서 왕복 항공권을 지원했고 KT 사회공헌팀이 뉴욕 현지에서 은비 양 등을 안내해 이들은 뉴욕에서 세계적인 꿈을 가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