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보 하류 물받이공이 심한 균열을 보여 보 전체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시급히 실시해 보 위 주민들의 공도교 통행부터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사)대한하천학회와 (사)시민환경연구소, 4대강조사위원회와 민주당 4대강조사특위와 함께 지난 12일 오후 낙동강 칠곡보 하류 수중을 촬영해 탐사하는 칠곡보 하류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촬영한 영상자료를 조사분석팀은 7일간 정밀분석을 거친 결과 `칠곡보 붕괴의 시작`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19일 서울시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발표했다. 조사분석팀은 이날 "칠곡보가 붕괴위험에 처한 상황임이 드러났다"고 공식발표했다. 그 동안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이같이 붕괴위험에 처한 상황을 밝힌 적은 없다. 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조사분석팀은 "칠곡보의 주요 구성물인 본체 하단의 `물받이공`(폭 400m, 길이 40m, 두께 1m로 된 콘크리트)의 끝단부에서 최대 폭 50㎝, 깊이 230㎝의 대규모 균열이 발생했다"고 폭로했다. 분석팀은 "물받이공 아래에 있는 모래가 쓸려나가 물받이공이 허공에 떠 있는 상태가 되어, 자중(自重; 물건 자체의 무게)에 의해 주저앉아 완전히 두 동강 났고, 이것이 수중촬영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이에 앞서 지난 14일 조사당일 현장설명에서 "칠곡보는 거의 댐과 같은 수준이기에 암반 위에 보 구조물을 시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댐이 아닌 보 기준으로 설계시공돼 모래 위에 파일을 박고는 그 파일 위에다 보 구조물을 얹는 방식으로 시공된 경우처럼 이미 예견된 사태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분석팀은 또 "물받이공 바로 아래 바닥보호공은 2톤과 4톤짜리 콘크리트 블록과 사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유실되거나 훼손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보 바로 하류 물받이공에서부터 그 아래 바닥보호공까지 거의 대부분의 구조물이 무용지물 상태"라고 강조했다. 낙동강 24공구 칠곡보 길이는 400m(고정보 168m, 가동보 232m)이고, 보에 만든 길이 451.5m, 폭 7m 규모의 공도교(公道橋)에는 하루 수많은 주민들이 방문, 통행을 하고 있어 칠곡보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 진단을 거쳐 문제가 있을 경우 조속히 통행을 차단해야 할 것이다. 붕괴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왜 이러한 사고가 일어는 것인가? 그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분석팀은 "이런 현상은 칠곡보 상류의 강물이 보 본체 밑을 통과해 보 하류에서 솟구쳐나오는 소위 `파이핑(piping)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즉 "파이핑 현상이 발생하면 보 본체 아래 부분에 새로운 물길이 생기게 되는데, 물이 흐를 때 모래가 같이 쓸려 내려가게 된다. 그로 인해 보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인 보 본체, 물받이공, 바닥보호공, 차수공(기초말뚝) 가운데 더 이상 지탱해줄 수 있는 모래가 없는 물받이공에서 대규모 균열이 발생하고, 그 아래 바닥보호공 또한 훼손되거나 유실된다는 것"이다. 보 아래에 있는 모래가 쓸려나갔다는 것은 보 붕괴가 시작된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시팀은 "보 아래에 있는 모래도 일정부분 보의 무게를 견디는 역할을 하는데, 모래가 유실돼 그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부등침하(수평 균열)가 발생할 수 있고, 칠곡보에서는 부등침하로 우려되는 현상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사고가 일어난 칠곡보 문제의 칠곡보는 바로 지난해 홍수 때도 같은 사고가 이미 일어났었다. 물받이공의 일부가 같은 이유로 주저앉았고, 바닥보호공의 상당 부분도 훼손되거나 유실되는 사고였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당시 시민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문제제기에 별다른 문제가 아니라며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지적을 묵살하고, 지난해 9월 5일부터 12월 18일까지 대규모 보강공사를 벌였다. 보강공사를 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올해 장마철에 더 큰 규모의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증거 은폐 기도, 부도덕한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는 국회의원실이 참여한 민간조사단의 현장조사에서 이 중대한 사실이 탄로날까봐 은폐까지 시도하는 믿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고 조사팀은 밝혔다. 이미 심각한 균열이 일어난 지점을 알고서 미리 표시해둔 부표를 잘라버렸고, 그 흔적이 수중촬영팀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혀 은폐기도가 발각됐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기관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심각한 문제를 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조사팀은 밝혔다. 조사팀은 또 "칠곡보뿐 아니라 합천보, 함안보에서도 유사한 현상과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조사팀과 전문가들은 이들 보의 문제 현상에 관한 조사자료와 증거를 확보했다. 참고로 상주보에서도 물받이공에 균열이 발생하여 보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고 말했다. 비단 칠곡보뿐 아니라 낙동강 아닌 4대강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구조적인 결함, 칠곡보 철거 검토해야 조사팀은 "이같이 4대강사업은 보의 결함에서부터 수질 악화와 사후 관리의 문제에 관리기관의 도덕적 해이까지 겹치면서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난맥상에 빠졌다. 따라서 준공한 지 불과 넉달 만에 구조적으로 이러한 심각한 사태에 이르렀다는 것은 더 이상 4대강 보를 유지관리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고, 오히려 근자에 회자되고 있는 보 철거론처럼 보의 단계적 철거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사팀은 "지난 여름의 녹조대란에 이어, 지난 장마기의 전에 없던 새로운 홍수피해의 속출과 지난 가을의 물고기 떼죽음 사태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유례없는 사태의 근본은 바로 흐르는 물을 가두어둔 저 초대형 보때문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설상가상 저 초대형보들은 서서히 붕괴중에 있다. 안팎으로 문제인 초대형보는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 지금이라도 철거하는 것이 옳다. 그것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심각히 검토되어야 하는 중대한 문제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는 더 이상 책임을 방기하지 말고, 보 철거를 적극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국토해양부는 이에 대해 4대강 보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박창근 관동대 교수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국토부는 고발이유를 “이번 고발조치는 자명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발표함에 따라 국토해양부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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