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보 등의 본격 가동으로 비가 많이 내려도 일정한 낙동강 수위를 유지해 칠곡지역에는 홍수나 가뭄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나 `인공호수`로 변한 낙동강의 녹조발생과 완만한 유속 등으로 수질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7,8월 집중호우와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낙동강살리기 사업현장은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류지역의 1∼2m, 중류지역의 4∼6m의 준설효과로 낙동강 낙동수위관측소의 경우 과거 동일 규모의 홍수와 이번의 실제수위측정값을 비교하면 최대 3.5m 수위가 낮아져 낙동강살리기 사업의 홍수대비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매미`가 칠곡지역을 강타한 2003년 9월 11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4시까지 이곳은 147.4mm의 강수량을, 44.5mm의 최고 시우량(시간당 강우량)를 각각 기록했다. 낙동강 왜관교 최고 수위는 2003년 9월13일 오후6시 경계수위 7m를 넘어선 7.89m를 보였다. 이는 위험수위 9m보다 1.11m가 부족한 수치다. 왜관교 등에 비해 교각이 훨씬 낮은 호국의 다리는 상판까지 수위가 육박, 낙동강물이 아슬아슬하게 교각 사이를 흘러가 더 많은 강물이 불어났을 경우 자칫 다리 전체의 잠수에 따른 붕괴 등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했다. 주민들이 인도로 사용되고 있는 호국의 다리는 양쪽에 1997년 1일 1만4천500t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광역상수도관(길이 469m)이 설치돼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된 바 있다. 당시 낙동강 제방이 낮은 왜관읍 금산리 일대는 강물이 범람, 국지도 67호선까지 강물이 흘러 넘쳤다. 그러나 칠곡보 설치를 비롯한 낙동강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올 여름철 장맛비에도 낙동강은 일정한 수위를 유지했고, 가뭄이 계속됐을 때에도 과거와는 달리 일정량의 강물이 흘러내렸다. 종전에는 가뭄이 심할 경우 호국의 다리와 바로 옆의 왜관교 교각 받침대가 드러나 강 밑바닥이 보일 정도로 낙동강이 메마르기도 했다. 또한 낙동강살리기 사업으로 낙동강의 일정 수위를 유지한 결과 강물을 이용한 풍부한 농업용수 등을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이 토막난 `인공호수`로 변한 결과 녹조발생과 수질악화 등이 크게 우려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태다. 심상정 국회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아 지난달 5일 공개한 `4대강 체류시간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사업 25구간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17구간이 호소(湖沼;호수와 늪)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소는 물의 체류기간이 4일 이상인 인공호수를 뜻한다. 이 자료를 보면 낙동강은 10개 구간 전체(334.4km, 100%)가, 금강은 5구간 중 3곳(102.1km, 78%), 영산강은 4구간 중 3곳(80.1km, 72%), 남한강은 6구간 중 1곳(이포보-팔당댐 36.3km, 32%)이 호수로 변했다. 4대강의 평균 유속도 매우 늦어져 낙동강 2.3cm, 한강 6.81cm, 금강 2.99cm, 영산강 2.65cm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최근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낙동강 보 건설 이후 강물의 체류시간이 8.94배 증가했다"며 "낙동강 전역이 호수로 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일부 시민-환경단체가 "낙동강 녹조현상은 4대강 사업의 수질개선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한 것이 앞으로 사실로 드러나면 낙동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하류 지역민들을 위해 수질악화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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