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임금님이 시몬이라는 광대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구해 오게 하고, 요한이라는 광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을 찾아 오게 했다.
얼마 후 두 광대가 돌아와 각각 그들이 담아가지고 온 상자를 임금님께 바쳤는데 시몬의 상자 안에 사람의 혀가 들어 있었다.
다음으로 요한의 상자를 풀었더니 역시 사람의 혀가 나왔다. 곧 말이 가장 유익한 것이 될 수 있고, 가장 해를 끼치는 나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교훈이 담긴 이야기다.
데일 카네기 연구소의 보고에 의하면 말에는 세 가지 힘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각인력이다. 우리 뇌세포 98%가 언어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매일 5분씩 세 번 다음과 같이 외쳤다. "나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 나는 내부에 위대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나는 아직도 발휘되지 않은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해서 말을 하다 보니 그는 가슴 속으로부터 끓어오르는 자신감과 열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둘째로 말에는 견인력이 있다. 행동을 유발하는 힘이 있다. 말을 하면 뇌에 각인되고, 뇌는 척추를 지배하고, 척추는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것이 뇌에 전달되어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할 수 있다"고 말하면 할 수 있게 되고, "할 수 없다"고 말하면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셋째로 말에는 성취력이 있다. 한 청년이 `적극적인 사고방식`의 저자 노만 빈센트 필 박사를 찾아와서 물었다. "박사님, 어떻게 하면 세일을 잘할 수 있을까요?" 필 박사는 조그마한 카드를 꺼내어 그 청년에게 주면서 적게 했다. "나는 훌륭한 세일즈맨이다. 나는 세일즈 전문가다. 나는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내가 만나는 고객을 나의 친구로 만든다. 나는 즉시 행동한다." 필 박사는 청년에게 그 카드를 갖고 다니면서 주문을 외우듯이 계속 반복해서 외우라고 했다. 청년은 되풀이하여 그것을 읽었다. 고객을 방문하기 전에 그것을 몇 번씩 되풀이하여 읽으면서 자기 자신에게 다짐했다. 이렇게 반복해서 하는 동안에 청년에게 자신감이 넘치게 되었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말이 그 청년을 유능한 세일즈맨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동기 부여의 권위자요, 베스트셀러 작가인 지그 지글러(Zig Zigler) 박사가 어느 날 뉴욕의 지하철로 내려가는데 한 거지가 연필을 팔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치는 사람들은 연필은 사지 않고 단순히 그를 불쌍히 여기며 푼돈을 던져주고 지나갔다. 지글러 박사 역시 1달러를 주고 그 자리를 떠났다가 바로 다시 되돌아왔다. 거지에게 연필을 달라고 하여 받아 든 그는 거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당신은 거지가 아니라 나와 같은 사업가입니다."
그의 짧은 말은 거지의 뇌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 거지는 자신의 정체를 되찾아 그때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사업에 성공한 그 거지가 지글러 박사를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게 푼돈을 주었을 때 나는 내가 그저 거지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나에게 연필을 사며 당신과 같은 사업가라고 말했을 때 나는 나를 새롭게 보았습니다. 나는 사업가다 그 말로 내 인생이 바뀌어졌습니다."
이같이 말에는 사람을 바꾸어 놓는 위대한 힘이 있다.
권투왕 모하마드 알리는 경기에 앞서 꼭 명언을 남기곤 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 "소련 전차처럼 쳐들어갔다 프랑스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오겠다."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 같이 하겠다." 등등. 수많은 승리의 월계관을 받은 그는 나중에 이런 말을 했다. "나의 승리의 반은 주먹이었고, 반은 말에 있었다."
요컨대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말만 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말은 사람을 주저앉히고 심지어 죽이기도 한다.
말에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힘이 있다.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탈무드). 말이 입안에 있을 때는 내가 말을 지배하지만 일단 입밖에 나오면 사건이 되고 나를 지배한다.
뱉어진 말은 물과 같고 뿌려진 씨와 같아서 주워 담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싹이 나고 열매를 거두게 된다.
막말과 허언과 요설이 난무하는 세태에 긍정적인 말, 격려하는 말,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말로 나도 살고 남도 살리는 말의 향연자, 언어의 CEO가 되라.
/배태영 경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