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이 지난 10년간 시행한 폐교 매각사업이 일정한 기준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됐다는 주장이 제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북도의회 황이주(울진) 의원은 18일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매각된 293개 폐교 가운데 절반수준인 146개교가 수의계약으로 팔렸고, 또 상당수 학교는 전원주택 농업생산기반시설 주말체험농장 노인휴양시설 등 개인용도로 처분됐다"며 "상당수 폐교는 부동산 투기용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이 도교육청 자료를 근거로 2개월간 현지 답사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매각된 293개 폐교 중 당초 목적대로 활용되고 있는 학교 수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기존 건물만 철거한 후 방치해 두고 있고, 일부 학교는 사업 목적을 이행하지 않은 채 다른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주변경관이 수려한 강변이나 해안가 등 농어산촌 지역에 위치한 폐교를 수련원이나 연수원 등으로 활용하려는 매입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지방자치단체들도 폐교 매입에 눈독을 들이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경관이 빼어난 일부 학교의 경우 `투기꾼들의 사냥감`이란 인식을 떨쳐버릴 수 없을 만큼 일정한 기준없이 매각됐다"며 "지금부터라도 기준을 세우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폐교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Y교육지원청의 경우 모지역의 폐교를 2002년 주거용으로 사용하려는 안모씨에게 공개입찰로 매각했으며, 2003년엔 다른 학교를 같은 용도로 박모씨에게 공개입찰로 매각했고, 다른 Y교육지원청의 경우 2001년 1월 모학교법인에 수련원 용도로 공개입찰로 매각해 놓고 다음달 이 법인에 인근의 또다른 학교를 같은 용도로 수의계약 처분하는 등 일정한 기준없이 임의대로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황 의원은 지적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도내 U지역의 한 폐교는 2005년 청소년심신수련원 용도로 매각됐으나 기존 건물만 철거된 채 방치되고 있고 또다른 지역의 한 학교는 2005년 연수원 활용계획으로 매각됐다가 다른 사업자에게 되팔리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그는 고령군은 7개의 학교를, 청도군은 10개의 폐교 중 9개교를, 청송군은 9개 학교 중 8개교를, 의성군 13개교, 예천군 10개교, 영주시 8개교, 영천시 6개교, 경주시 6개교, 군위군이 5개교를 각각 매입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