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북삼지역 중학교가 신입생들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2009년부터 도입한 `선지원-후배정` 방식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선지원-후배정` 제도는 학생들이 우선 1·2·3지망으로 중학교를 지원, 1지망 학교의 정원보다 지원학생 수가 많은 경우 추첨을 통해 정원 수만큼은 지원 학교에 배정하고 초과 학생 수만큼은 2·3지망으로 밀려나는 방식이다. 따라서 무작위 전산추첨으로 중학교를 배정하던 전의 방식에 비해 희망학교 진학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칠곡교육지원청이 수요자 위주로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이 제도는 사전조사에서도 87%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으며, 올해까지 4년 동안 시행해 오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학생이 1순위로 지망한 학교에 지원자가 몰리면 추첨에 의해 학교의 정원만큼만 배정받기 때문에 희망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이 여전히 생기기 마련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중학교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소로는 학교의 역사와 교육철학, 교사들의 성향, 재학생의 학력과 학습분위기, 학교 위치와 시설 등을 들 수 있다. 또 교육과정이 학교 단위로 점차 자율화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각 학교별로 특성화된 교육과정도 학교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선지원-후배정` 방식에 따라 희망하는 중학교에 학생이 입학하는 경우 여러 면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거주지와 학교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학생의 이동이 편리하고 안전한 것은 물론, 학부모는 자신의 교육철학과 일치하는 학교를 선택해 자녀를 맡겨 학교를 더욱 믿을 수 있고, 학교 입장에서도 학생-학부모와의 관계를 협조적으로 유지하며 긍정적 상호작용을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 본인에게 적합한 교육활동을 하는 학교를 직접 선택, 진학함으로써 학생 개개인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왜관 S여중을 1순위로 지망한 자녀를 둔 김모(42) 학부모는 이 학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는 교과교실제 운영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리고 S여고와 병설이어서 학습분위기가 좋고 학습량도 풍부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학부모 상담을 통한 철저한 생활지도 때문에 이 학교를 우선 지원했다고 밝혔다.
제도 시행 이후 그 동안의 배정 결과를 살펴보면 북삼지역에서는 각 학교의 정원과 지원자수가 거의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는 반면, 왜관지역에서는 사립학교인 S중학교와 S여중으로 1순위 지망이 몰리는 현상이 제도 시행 첫 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S여중의 한 관계자는 학교의 역사와 지리적 위치, 인성을 중시하는 교육철학 등이 학교 선택에 영향을 미쳤고, 최근 수준별 수업형 교과교실제와 같은 선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동아리활동과 방과후학교를 활성화하려는 학교의 노력이 자녀 교육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학교 교사의 상당수가 왜관에 거주하기 때문에 보다 가까이에서 학생 생활지도가 이뤄질 수 있다는 학부모의 기대심리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순위 지망을 했지만 신입생 모집인원에 비해 지원자가 많아 추첨으로 떨어진 학생들이 매년 상당한 수에 이른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렇게 추첨에 의해 불행히도 원하는 중학교에 가지 못하는 경우를 최소화해 수요자의 학교선택권을 더욱 완벽하게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지원 현황을 고려, 학교의 신입생 모집인원을 조절하는 등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