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 미군기지 캠프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을 조사해 온 한·미 공동조사단은 지난 29일 칠곡군청 강당에서 최종조사 결과발표를 통해 "고엽제 성분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혀 지역민들과 환경-시민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한·미 공동조사단은 이날 "2개 지점에서 고엽제 불순물인 ‘2,3,7,8-TCDD’가 검출됐지만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며 고엽제와의 관련성 역시 단정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조사단은 "지난 9월 기지 내 지하수 관측정 1개소에서 고엽제의 제초제 성분인 2,4,5-T 도 재조사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지난 7개월 동안 과거 캠프 근무자 등 172명을 인터뷰하고 32개 기관의 기록을 조사한 결과 문제 지역에 매립된 물질은 고엽제가 아닌 살충제·제초제 등으로 나중에 발굴, 미 본토로 수송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의 미군 측 대표인 버치마이어 대령은 "스티브 하우스(1978년 고엽제 매립 주장)가 기지 내 참호 건설에 참여한 건 맞지만 다른 증인과 문서 등을 종합할 때 고엽제 매립 주장은 착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이에 대해 성명을 통해 "무려 7개월에 걸쳐 캠프캐럴 내외부에 대한 토양 및 수질 조사를 실시했지만 고엽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이라며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정밀조사를 통해 고엽제 문제와 캠프캐럴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독극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조사는 고엽제가 없다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진행한 것 같아 실망스럽다"며 "과학적이고 투명하고 객관적이라 했지만 매우 의혹이 많은 조사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민들도 본격적인 정밀조사와 건강피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주민간담회에서 "처음부터 SOFA(한·미 주둔군지위협정)와 관계없이 한국 땅이니까 파보자고 했는데 왜 우리땅을 못 파느냐. 이거는 아니다. 만일 썩지 않고 있다 나중에 썩는다고 예상되는 데도 안 파볼 수 있는가"라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도 직접 파보자고 주장했다. 그는 "스티브씨는 500여 드럼통을 묻어(1978년) 고엽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1979년 굴착 보호구역에 보관했다 미국으로 옮겼다고 했다. 그렇다면 1년밖에 묻혀 있지 않았는데 현재 이 같이 많은 오염물질이 나올 수 있나. 직접 파보는 것이 가장 비용도 적게 드는 것일텐데 왜 그러냐"고 따져 물었다. 왜관주민들이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어 피해보상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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