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벚꽃은 일반 벚꽃이 모두 지면 짙은 분홍 빛깔로 화려하게 만개한다. 그래서 `벚꽃 엔딩` 주인공이라 불리운다.
겹벚꽃은 첫 벚꽃이 땅에 떨어질 때쯤 피기 시작해 4월말 만개해 5월초까지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상기온으로 20일 정도 일찍 만개한다.
겹벚꽃의 꽃말은 `단아함`, `정숙`이다. 일반 벚꽃의 꽃말은 `아름다운 영혼(정신)`, `정신적 사랑`, `삶의 아름다움`, `절세미인`, `삶의 덧없음과 아름다움`, `순결`, `뛰어난 아름다움`, `정신미`, `교양`, `부`, `번영` 등이다.
벚꽃의 꽃말이 이렇게 많은 것은 그만큼 벚꽃에 대한 느낌과 시적인 정서가 풍부하기 때문이 아닐까? 피는 모습처럼 지는 순간도 눈길이 쏠린다. 얇은 꽃잎이 하나하나 흩날리듯 눈처럼 떨어져 꽃이 마치 꽃비가 내리는 것 같다.
언제 활짝 피었나 싶다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만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다. 이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순간은 짧은 만큼 잊히지 않는 법이다. 어차피 지고 마는 꽃의 덧없음을 가장 빨리 보여 주면서 꽃과 인생의 허무함을 앞서 망각하라는 것일까?
확 피었다가 확 지는 벚꽃에서 탄생한 `순간의 미학(美學)`은 일본의 `하이쿠`(17자로 된 일본 특유의 단시), 죽어야 할 순간에 망설임 없이 할복하는 `사무라이`, 벚꽃 같은 죽음이 전쟁에 이용된 `가미가제` 자살 특공대 등으로 이어졌다.
벚꽃의 꽃말 중 `절세미인`이 있다. 벚꽃처럼 희디흰 피부를 지닌 미인의 아름다운 순간은 짧게 만개하는 벚꽃에 비유될 수 있겠다.
지극히 아름다운 것은 벚꽃처럼 순간으로 머물까? 괴테의 파우스트는 "멈추어라, 이 순간이여! 너는 너무 아름답구나"라고 외쳤다.
가인박명(佳人薄命), 즉 미인박명(美人薄命·미인은 불행한 일이 따르기 쉽고 요절하기 쉽다)이라 했다. 이는 중국 북송의 시인 소식(蘇軾)의 시 `박명가인시(薄命佳人詩)`에서 유래했다. "예부터 미인의 운수 순탄치 않다더니, 문 닫고 봄날 가자 버들꽃 떨어지네(自古佳人多命薄 閉門春盡楊花落)."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