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테니스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칠곡지역에도 실내테니스장이 속속 개장하고, 테니스대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코펜하겐 심장연구소’ (Copenhagen City Heart Study) 연구원들이 최대 25년간 90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신체활동과 사망 시간을 추적한 결과 8개 스포츠 종목 중 테니스가 기대수명을 가장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비스페베르그대병원 피터 슈노르(Peter Schnor) 박사와 연구팀은 이 분석에서 기대수명보다 테니스는 9.7년, 배드민턴 6.2년, 축구는 4.7년을 더 오래 살았다는 것으로 알아냈다. 이들 스포츠는 모두 2명 이상이 함께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축구 다음이 혼자 하는 운동인 자전거타기, 수영, 조깅 순이었다. 슈노르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는 나이, 성별, 흡연, 수입, 교육상태 등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테니스는 일반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좀 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 즐기는 스포츠인 점에서 더욱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이는 테니스를 해온 사람들이 더 장수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순서는 해당 스포츠에 빠져드는 중독성이 강한 순서와 일치하는 것 같다. 테니스 마니아(mania)인 필자는 테니스에 깊이 빠졌을 때는 한여름 땡볕이나 한겨울 강추위 속에서도 공을 쳤다. 테니스와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는 `달밤에 체조하는 모습`으로 보였으리라. 테니스 등 달리는 운동에 중독되는 원인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러너스 하이 혹은 러닝 하이(running high)는 30분 이상 달리거나 테니스장 등에서 뛰면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경쾌한 느낌이 드는 현상을 말한다. 오래 뛰어도 전혀 지치지 않을 것 같고, 계속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한다. 이때의 상태는 모르핀 등을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것과 유사하다. 일부 학자는 테니스 등에 중독되는 원인을 운동 시 증가하는 베타 엔돌핀에서 찾는다. 베타 엔돌핀은 운동 시 5배 이상 증가하는데, 그 효과는 일반 진통제의 수십배에 달한다. 베타 엔돌핀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신경물질로 구조와 기능이 마약과 유사하다고 한다. 그러나 `러너스 하이`를 입증할 직접적 증거가 없고, 학자들 사이의 의견 차이가 커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러너스 하이`는 걸으면서 하는 골프에서 쉽게 맛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테니스에 비해 골프가 귀족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으나 외국에서는 테니스가 귀족스포츠로 대접받는다. 그래서 테니스는 여러 운동 중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다. 골프는 고정된 공을 혼자서 한 방향으로만 치는 정적인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테니스는 상대와 움직이는 공을 주고받으며 치는 역동적인 스포츠다. 골프는 포핸드(forehand)로만 치지만 테니스는 포핸드는 물론 백핸드(backhand), 발리(volley), 스매싱(smashing) 등 다양한 샷으로 골프보다 운동량이 많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상대와 마음껏 땀 흘리며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다. 이러한 테니스만의 매력이 확산되면서 요즘 테니스가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실내 테니스장이 계속 생기면서 테니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MZ세대(20~40세)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답답했던 코로나19 탈출을 위한 시도로 활동적인 스포츠를 찾다가 테니스 라켓을 잡게 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테니스 입문의 장벽이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가장 큰 공헌일 것은 쉽게 접근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실내 테니스 연습장이다. 주로 야외 코트에서 했던 테니스가 실내로 옮겨가면서 비가 오거나 추운 날씨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얼굴과 신체 노출 부분이 햇볕에 타는 걱정도 없앨 수 있다. `귀족 스포츠`로 멀리 있던 테니스가 코로나19를 날려 버리는 동호인들의 `굿샷`과 MZ세대의 `인증사진`으로 대중 스포츠로 성큼 다가왔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