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은 도시슬로건으로 `호국평화의도시`를 내세우고 있다. 호국(護國)은 나라를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이며 언제 세워졌는가? 이같이 나라의 시초인 개국(開國) 또는 건국(建國)도 모르고 어떤 나라를 어떻게 지킨단 말인가?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 고조선·고구려 등을 중국의 역사로 둔갑한 데 이어 `문화공정`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한복의 ‘한푸 논란’, 김치의 ‘파오차이 논란’, 축구스타 손흥민의 ‘손북공정 논란’ 등이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바로잡기는커녕 정세균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병석 국회의장 등 정부·여당의 고위 인사가 중국 공산당 기관지에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새해 인사를 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여권의 친중 행보를 놓고 여전히 중국을 섬기는 `사대 모화사상(慕華思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9년 `단군신화`가 교육과정과 검정 교과서에 다시 등장해 중국의 동북공정도 도와 주고 있으니 국사편찬위원회 등에서는 도대체 어떤 역사관을 가지고 무엇을 편찬하는지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일제 식민사학회들이 일어나 고조선(古朝鮮)과 단군이 사실이 아니라 신화라고 고집해 단군이 청동기 문화를 바탕으로 고조선(단군조선)을 건국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다시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본이 조선을 노예로 지배하기 위해 만든 일제 식민사관에 근거해 역사교과서를 만들었고, 이러한 관점이 녹아든 국사교과서를 미래 주인공들이 배우고 있는 현실이 암담할 뿐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쓴 일연(一然)은 스님이라 불교적 사관에서 단군을 설화나 신화로 만들어 일본이 우리 역사를 왜곡시키는 빌미를 주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조선 이전의 배달국과 환국의 역사를 배제한 일연의 반도역사는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나라 국조(國祖)인 단군 왕검(檀君王儉)이 신화 속에 존재하는 허구가 아니라 실존 인물로 존재했다는 사료(史料)와 서적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식민사관에 사로잡힌 왜곡된 역사관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역사 속 단군은 우상이나 신(神)이 아닌 실존 인물 1979년 단군교 계통의 종교단체로서 역사연구기관인 단단학회(檀檀學會)가 펴낸 `환단고기(桓檀古記)`에서는 단군이 47대에 걸쳐 2096년간 나라를 다스렸다며 역대 단군의 이름과 재위 기간을 나열하고 있다. BC 2333년 세워진 단군조선(檀君朝鮮)은 초대 단군 왕검부터 BC 238년 47대 단군 고열가(高列加)까지 2096년의 긴 역사를 지녔다. 단군조선(고조선)은 실제로 왕력(王歷)을 갖추고 중원(中原)을 다스렸다. 위치는 북만주와 한반도에 걸쳐 존재하였기 때문에 우리민족의 실질적인 원시국가가 분명하다. 물론 상당수 강단 사학자들이 환단고기를 위서(僞書)로 보고 이같은 민족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단군 왕검`은 일반적으로 제사를 주관하는 제사장으로서의 `단군`과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지도자로서의 `왕검`이 합해져 제정일치(祭政一致)를 반영했다. 일각에서는 `단군(檀君)` 자체를 제정일치 시대에 제사장이면서 부족장으로 보기도 한다. 때문에 실제 단군조선의 역사 속에는 단군은 우상이나 신(神)이 아니다. 그러니까 단군신화가 국조전을 종교적 성전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단군은 환인(桓因), 곧 천신(天神)을 섬기고 받드는 제사장이자 백성을 지도하는 부족장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던 인간이다. 환인(桓因)의 `환(桓)’은 밝은 빛을 말하는 것이니 곧 근본 바탕을 모양으로 나타낸 것이다. `인(因)`은 말미암은 바를 말하는 것이니 곧 만물이 이로 말미암아 생겨났음을 나타낸 것으로 태극(太極)에 해당된다. 태극은 만물의 근원 근본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천지 생성이전의 궁극적 본원을 말하며 우주 만물이 생성 변화하는 원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단군은 천제(天祭), 즉 천신께 올리는 제사를 모시는 제사장의 의미가 강하다. 섬김의 대상인 천신은 서양종교와 애국가에 나오는 하느님, 천도교의 한울님, 단군을 신앙하는 대종교의 한얼님, 도가의 절대신인 옥황상제 등에 해당된다. 요컨대 단군은 신을 인간에 비해 초월적인 존재라고 보는 신인분리(神人分離)의 신관(神觀)에서 실존하는 인간이다. 따라서 단군의 건국이념 실현과 민족정기를 고취시키고 전통문화를 계발하기 위한 전당인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 15길 20 국조전(國祖殿)은 신격화된 단군을 숭배하는 종교 건물이 아니다. 일부 기독교인과 가톨릭교인, 불교도 등이 타 종교를 이단시하는 배타적 생각으로 국조전에 가면 안된다는 선입견은 잘못된 믿음에서 나온 것이다. ◆독립수호·홍익인간 정신 이어받은 칠곡 국조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 15길 20에 위치한 국조전은 부지가 3330m²(1007평)로 종교적 성전이 아닌 일반 전당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건물 구성은 국조전(본전), 광리당(중전), 개천문(내삼문), 홍익문(외삼문), 관리사 등이다. 충북 영동군에 있는 국조전은 이름은 같지만 성격은 다르다. 이곳 국조전은 1994년 단군의 홍익인간과 이화세계(理化世界)의 뜻을 이어받고자 창교한 민족종교인 선불교(仙佛敎) 총본산인 불광도원에 있다. 특히 칠곡군은 1978년 구미시 승격과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에 따른 인동향교와 칠곡향교의 구미·대구 편입으로 향교가 없어져 국조전이 전통문화 계승과 우리나라 뿌리교육에 중요할 역할이 기대된다. 그러나 칠곡군은 `호국평화의도시`를 표방하면서도 국조전에 대한 예산지원 등이 낮은 편이다. 1951년 지역 유지들이 칠곡군 단민회(檀民會)를 조직해 모곡과 성금으로 건립기금을 마련해 1961년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 573-18번지에 국조전을 최초로 건립했다. 이후 1993년 11월 단민회가 도비 2억원과 군비 2억5000만원, 성금 2억원 등 6억5000만원으로 현재 장소로 이전해 신축했다. 1994년 12월 칠곡군에 기증한 후 단민회가 위탁관리하고 있다. 칠곡군 국조전의 탄생은 독립운동가 조용승(曺瑢承·1891~1966) 선생과 관련이 깊다. 국조 단군왕검을 숭배하는 민족정신으로 통일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국조전을 세운 것이다. 국조전에는 조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기공비(紀功碑)가 있다. 또 단민회는 1965년 조 선생의 유일한 친필로 세운 `獨立守護`(독립수호) 비석 뒷면에 다음의 문구를 아로새겼다. "獨立守護(독립수호) 자손들이여 천지와 같이 이 나라에 살 것이로다. 그 끝까지 이 나라 독립을 수호하리. 民族團結(민족단결) 나라를 위하여 한마음 단결하고, 精神統一 정신통일하여 그 정신으로 나라 독립을 수호하고 나라 부(富)하고 민강(民强)하리. 道德達成(도덕달성) 홍익인간의 대도(大道)로 만방인류(萬邦人類)를 구하고 나라 빛내리."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정신` 이어받아야 윤한주 국학박사(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는 2017년 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전국의 단군 사묘(祀廟)를 조사한 후 펴낸 『한국의 단군 사묘』에서 국내 단군 사묘는 총 46곳에 건립됐다고 밝혔다. 사묘란 영정이나 위패 등을 모신 전각을 말한다. 『한국의 단군 사묘』에 따르면 1909년부터 광복 이전까지 6곳이고 광복 이후부터 1999년까지 31곳이다. 2000년 이후에도 9곳이 더 건립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울산·경상도가 7곳, 강원도 2곳, 대전·충청도 14곳, 광주·전라도 16곳, 서울 4곳, 경기도가 3곳이다. 밀양 천진궁(1953), 대구 수성구 단군성전(1956), 함양 위성경로당(1960), 칠곡 국조전(1961), 하동 삼성궁 건국전(1995), 청도 대종교 청도시교당 태천궁(2011), 울주 천부경연구원 천부보전(2012) 등으로 조사됐다. 윤한주 박사는 “칠곡 국조전은 단민회장과 임원 모두 봉사하는 마음으로 관리하고 있다. 조용승의 딸 조윤남 씨는 국조전을 관리하며 여성발전과 불우이웃 돕기로 반평생을 보냈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었다. 홍익정신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기에 국조전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단군 사묘는 황해도 구월산에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삼성사(三聖祠)가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일본 관리들이 헐어 버렸다. 평양 숭령전은 단군을 모신 사당으로 조선의 세종이 세웠다. 묘향산 단군굴에도 광복 후에 사당을 건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도 단군 사묘가 있었다. 그 주역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왜군에 끌려간 조선의 도공(陶工)들이다. 이들은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에 단군을 모신 옥산궁(玉山宮)을 건립했다. 사당을 건립한 8월 15일마다 큰 축제를 벌여 화합과 번영을 다짐했다. ◆`호국의고장` 명소로 발돋움하기를 칠곡군 국조전은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개국 성조 단군의 위패와 영정을 봉안해 음력 3월 15일 `춘향대제`와 양력 10월 3일 `개천숭봉대제`를 올리는 전당(殿堂)이다. 때문에 종교적 신전(神殿)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단군의 건국이념 구현과 민족정기를 고취시키고 전통문화를 계승발전하기 위한 공간으로서 그 의미가 있다. 칠곡군단민회(회장 이종록) 왜관읍지회(회장 장완석)는 단기4354년 2월 초하루인 지난 13일 국조전에서 `삭망례(朔望禮)`를 올렸다. 이날 헌관(獻官)은 칠곡신문 이성원 CEO(편집국장)가 맡았다. 칠곡군단민회 우태주 사무국장은 "새로 개통되는 왜관 무성아파트~국조전 간 도로를 통해 국조전을 접하기 쉬운 결과 요즘 주말이면 수십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 민족정신 함양을 위한 전통문화·예절 교육의 장은 물론 호국관광체험 코스로 활용해 `호국의고장` 명소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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