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지역 4년제 대학 2021년 정시모집 결과 62개 대학 중 45개(73%) 대학이 경쟁률 3대1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지방대학의 학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1인당 대학 3곳을 지원할 수 있어 중복 합격자가 다수 발생하는 정시모집의 특성상 경쟁률이 3대1을 넘지 못하면 사실상 미달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정시모집 경쟁률은 2.9대1를, 경북은 2.2대1를 각각 기록했다. 지역 국립대도 경쟁률이 하락했다. 지난해 대비 경북대는 3.59에서 3.11로, 부산대는 3.35에서 3.24로, 경상대는 3.98에서 3.41로, 전북대는 3.87에서 3.17로 각각 떨어졌다. 지방국립대학이 이같이 정원 채우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지방 사립대는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취업에 유리한 인기학과로 지원자가 쏠리는 현상으로 기초학문 분야는 폐과 위기에 처하거나 설 자리마저 잃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각 대학들이 정원을 축소하거나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한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고3 학생 수는 총 43만7950명으로 2019년 50만1615명보다 6만3665명(12.7%)이, 2018년 57만661명보다 13만2711명(23.3%)이 각각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지방대 미등록 인원이 전년보다 1만명 이상 증가한 3만2330명까지 늘었고, 이 인원이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면서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2021학년도 입시에서 대학의 모집정원은 49만655명이지만 고3과 재수생 등을 합친 대학 입학가능자원은 47만9376명으로 오히려 모집정원이 1만1279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처음으로 지원자가 정원을 밑돈 것이다. 1년전만 해도 입학가능자원이 52만6267명으로 모집정원 49만5200명을 웃돌았다. 입학정원이 현행 규모를 유지한다고 보면 오는 2024년에는 대입 가능 자원이 37만3,470명에 그쳐 미달 숫자가 12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21학년도 대입에서 상당수 지방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한 가운데 정시모집에서 사활을 걸고 있다. 수시 합격자의 등록률이 낮아져 정시 이월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학 정원미달 사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예고됐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대입 지원자 수가 대학 정원보다 갈수록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정원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기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로 바뀐 결과 등급 구분은 5단계에서 3단계로 줄고, 평가 하위 36%만 감축 대상에 올랐다. 사실상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바람에 정원감축은 미미했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대입 정원은 48만470명으로 2018년의 48만4775명보다 4305명을 감소하는 데 그친다. 교육부가 2주기 평가 감축 목표로 삼은 1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기간 전문대 정원은 5108명 감소했지만 4년제 일반대의 경우 오히려 정원은 803명이 늘었다. 지방 대학들을 중심으로 대학 붕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묘책을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지방대학을 살릴 방안으로 ▶학령인구 급감에 맞춰 전체 대학의 정원 감축 ▶수도권 대학 입학 인원 조정 ▶공공기관-기업의 지방 강제이전 확대,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 확대 ▶지역실정에 맞는 특성화 학과 부각, 우선 취업 등 특혜 부여 등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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