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방교부세 감축 등으로 칠곡군과 경북도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경북교육청 등 전국 교육청이 올해 추경 편성과 내년 본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칠곡군의회는 지난 17일 열린 제268회 임시회에서 칠곡군이 제출한 `2020년 제3회 추가경정예산`을 원안가결했다. 이번에 통과된 칠곡군 추경예산 규모는 40억원으로 일반회계는 100억원이 증가한 5천580억원, 특별회계는 60억원이 감소한 643억원이다.
칠곡군 관계공무원은 "이번 추경예산은 경기침체에 따른 정부의 지방교부세 감액 영향으로 재원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칠곡군은 ▶코로나19로 취소된 행사성경비 25억원 ▶민간인 국외여비 및 공무원 국외업무 출장여비 4억원 ▶시설비 집행잔액 13억원 ▶기타 경상경비 24억원 등 총 66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특히 백선기 칠곡군수는 예산절감을 위해 업무추진비 2천만원을 자진 반납해 솔선해서 모범을 보였다. 또 군의회도 의원 정책개발비 등 의정운영경비 6천여만원을 감액 편성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재정수입이 현저히 감소한 상황에서 긴축재정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고 적극적인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된 예산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고용안정 지원과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사업, 재해·재난 예방사업에 사용된다.
경북도교육청은 사상 최초로 올해 제2회 추경예산을 마이너스로 편성해 지난 8일 도의회에 통과됐다.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제2차 예결특위 회의를 열어 경북도교육감이 제출한 2020년도 경상북도교육비특별회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해 원안가결했다.
도의회는 이날 통과된 추경 규모는 4조 6,710억원으로 기정예산 4조 7,837억원보다 1,127억원(2.4%)이 감액됐다고 설명했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 위원은 "이번 추경이 마이너스이어서 교육·훈련시설 설치를 비롯한 지역 학교에 필요한 예산 등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 중 9,431억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 기획재정부는 경기 침체로 인해 내년도 내국세 예상안을 -4.7%로 예측하고 이를 각 지자체 세입예산 전망에 반영했다. 내년도 무상교육 등에 정부의 신규 예산 투입이 늘어나고 내국세가 감소하면 시·도교육청 등은 내년 본예산을 세우는 데 긴축 재정의 운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교육청 관계공무원은 "내년도 본예산이 1,300억원 정도 감액될 것으로 예상돼 필요시 교육재정안정화기금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교부금법이 가지는 한계는 국가의 내국세의 규모에 달려 있다. 통상적으로 내국세의 세입규모가 매년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올해처럼 코로나19에 의해 경제상황이 재난수준으로 악화되면서 내국세의 세수가 나빠질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국회에 제출한 2021년 정부의 예산안에 의하면 내년 교부금은 올해 예산보다 약 0.4%가 감소된 51조8,335억원이어서 교육계에는 일대 비상이 결렸다"고 밝혔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회장단은 지난 15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가진 회의에서 ▶정부의 제3회 추경에 따른 지방교부세 감액 대응 현황 ▶지방분권과 재정분권 강화 ▶기초지방정부의 위기극복 주요과제 추진 현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칠곡군을 비롯한 자자체 및 시·도교육청 등이 올해 추경예산 확보에 이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본예산도 정부의 지방교부세 삭감 등이 이어지면 지자체의 재정난은 물론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이 이중고(二重苦)를 겪을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 증액분 43조5,00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21조3,000억원을 코로나19 경제위기에 대응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사업` 관련 예산으로 편성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8.5%가 증가한 555조8,000억원 규모로 책정했다. 증가율 7%를 넘는 초슈퍼 예산이 4년 연속 편성된 것이다. 정부 지출이 세금 수입을 훨씬 웃돌아 90조원 규모의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내년말 국가부채 규모는 1년 만에 140조원 늘어나 사상 최대인 945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야당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555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은 한마디로 초슈퍼 팽창 예산으로 관리재정수지 연간 109조7,000억원 적자, 국가채무 연간 139조8,000억원 증가라는 역대 최대 수준의 빚폭탄"이라고 비판했다.
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