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 등에 먀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분향소에 추모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6·25전쟁 최대 격전인 다부동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역 백선엽 장군은 지난 10일 100세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자유총연맹 칠곡군지회는 12일 왜관지구전적기념관과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정희용 국회의원, 고우현 도의회의장, 임종식 도교육감, 경북도 보훈단체장 등과 다부동전적기념관 분향소에서 합동 분향했다.
칠곡군 이장협의회, 방위협의회 등 읍면 주요 사회단체와 보훈단체협의회 회원들은 백선엽 장군을 추모하는 현수막 25개를 내걸었다.
차량등록사업소, 로얄 사거리, 석적읍 효성해링턴, 부영 아파트 등 칠곡군 주요 간선도로와 아파트에는 “다부동 전투의 영웅 백선엽 장군님의 명복을 빕니다”,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호국의 영웅 백선엽 장군님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등의 내용으로 현수막이 계속 걸리고 있다.
백선엽 장군과 남다른 인연을 이어온 백선기 칠곡군수는 12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도 찾아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백 군수는 재선거로 군수로 당선된 그 이듬해인 2012년 1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8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백선엽 장군의 생일이면 떡과 케이크 등을 마련해 사무실로 찾아갔다.
이에 백 장군도 고령임에도 휠체어에 의지한 채 2015년과 2019년 칠곡군에서 열린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에 참석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백선기 군수는 “칠곡군과 백선엽 장군의 다부동 전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다부동전투를 기억하는 칠곡군민의 추모 물결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서도 고인을 추모하는 글과 댓글이 계속 올라와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칠곡군 최종률(51) 석적읍 부영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은 SNS를 통해 “저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고 정치는 잘 모른다”며 “백선엽 장군님을 존경하는 것은 목숨을 걸고 사단장 돌격까지 감행하며 칠곡군을 지켜주셨고 그 누구보다 칠곡군을 사랑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 앞 야외주차장과 왜관지구전적기념관 세미나실에 설치된 백선엽 장군의 분향소는 오는 14일까지 운영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조문이 가능하다.
고 백선엽 장군은 1920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출생해 평양사범학교와 군사영어학교를 졸업하고, 6·25 전쟁 당시에는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및 휴전회담 대표를 지냈고, 전역 후에는 주중국·프랑스·캐나다 대사, 교통부장관 등을 역임하는 등 한국 현대사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긴 구국의 영웅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고인은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 다부동 전투에서 국군 제1사단을 지휘해 북한군 3개 사단의 집요한 공격을 막아내고 승리를 이끌어 냈다. 뿐만 아니라, 평양 탈환 시에는 가장 먼저 부대를 이끌고 입성하였고 휴전회담 한국 대표로도 참석했다.
이러한 전공을 인정받아 생전에 태국무공훈장을 2회 수여받았고,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미국 은성무공훈장 및 캐나다 무공훈장 등을 수여받는 등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인으로 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영웅으로 존경받아 왔다.
한편,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도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6·25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았다.
특히 해리스 대사는 2018년 11월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주한미군이 주관한 백선엽 예비역 대장 백수(白壽·99세) 생일파티에서 무릎을 꿇고 백 장군을 맞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조문을 마친 뒤 백 장군의 부인 노인숙 여사를 만나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이 사진은 2018년 11월 21일 백 장군의 백수 행사에서 해리스 대사가 무릎을 꿇고 휠체어를 탄 백 장군을 맞는 장면이다.
해리스 대사는 노 여사에게 "항상 갖고 다니는 사진"이라며 방명록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미합중국을 대신해 백 장군의 별세에 나의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는 한국군 최초의 4성 장군이었고, 리더, 애국자, 전사, 존경받는 정치인이었다. 그는 현재 한미동맹을 구축하는데도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