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잠재운 `함께하는 온정`의 위력 백선기 칠곡군수가 전국 최초로 열린 비대면 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공유하며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국민을 위로했다. 백 군수는 4월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20년 대한정치학회 춘계 지상 특별토론회’에서 ‘우리에게는 이웃이라는 강력한 백신이 있다’는 제목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 경험을 알렸다. 대한정치학회는 `확산하는 코로나19, 총선과 정치의 역할을 묻다`라는 주제로 대면접촉 없이 지상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백 군수는 이태훈 대구시 달서구청장과 함께 참가했다. 다음은 백 군수 발제 내용이다. ◆코로나19 위기의 시작 코로나19로 일상의 삶이 멈췄고 사람들 간격도 멀어졌다. 벚꽃이 피면 끝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코로나19 사태는 지금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대구·경북은 2월부터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하루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칠곡군 역시 장애인 시설에서 집단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우리는 생애 처음으로 겪어보는 보이지 않는 공포 앞에 한없이 작아지며 당황했다. 이에 절박한 심정으로 방역과 감염경로 차단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며 선제적이고 계획적으로 대응해 나갔다. 그러나 공무원들도 기약 없는 장기전에 피로도가 점점 쌓여 갔다. 특히 코로나19와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보건소 직원들은 한계 상태로 접어들며 피곤에 지쳐 방호복을 입은 채 쪽잠을 자는 칠곡군 한 여성 공무원의 사진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이 무렵 우리는 아주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확산되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하며 공동체라는 백신이 지역사회에 퍼져나갔다. 우리는 우리 속에 내재되어 있던 공동체적 삶의 소중함을 새삼 실감하며 따뜻한 이웃과 함께하는 시민의 위대함을 스스로 발견하기도 했다. ◆이웃이 이웃을 지키다 칠곡군에는 남몰래 선행을 베푼 단체나 개인,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나눔과 선행을 잃지 않는 기업과 소상공인, 주말까지 반납한 자원봉사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철저한 방역조치에도 손해와 불편을 감내하면서 적극 협조하는 주민들이 있었다. 주민들은 공무원에게 직접 조리한 음식과 건강식품은 물론 양말과 속옷까지 보내왔다. 이런 격려와 사랑에 직원들은 울컥하고 모든 어려움을 털어내고 다시 힘을 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스크 나눠 쓰기운동’이 시작됐다. 칠곡군 한 여성공무원은 약국 앞에 늘어선 줄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주민이 많아지자 마스크 기부함을 만들어 일주일 만에 마스크 400개를 모았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경찰관들을 위해 한 초등학생은 칠곡경찰서 북삼지구대에 마스크 10장과 손편지를 두고 사라졌다. 주민을 지키기 위해 석적읍 한 아파트 마을 이장과 부녀회원들은 방 한 켠에 있던 재봉틀을 돌려 마스크를 만들었다. 지역 자원봉사자 1천여 명은 학생들을 위해 주말도 반납하고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 1만1천장을 제작했다. 왜관시장의 한 상가 건물주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세입자 8명에게 임대료를 인하하자 세입자들로부터 임대료를 받지 않거나 깎아주는 착한임대인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과 기업가들은 마스크와 방역 물품은 물론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까지 지원했다. 왜관읍에 새롭게 문을 연 호텔은 코로나19 사태로 영업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휴업을 해야하는 상황인데도 휴업보다는 공무원과 의료진을 위해 기꺼이 10개의 객실을 내놓았다. 이러한 기부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왜관읍사무소를 방문해 코로나 극복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 50만원을 두고 황급히 사라지는 익명의 주민 ▶넉넉지 않은 생활 속에서 차곡차곡 모은 1만원권 6장, 1000원권 3장, 500원짜리 동전 65개, 100원짜리 동전 45개 등 모두 10만원을 기부한 82세 차상위 계층의 장애인 어르신 ▶친구들과 함께 돼지저금통 28개를 전달한 초등학생 ▶50만원을 기탁한 기초수급 독거노인 등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분들이 되레 도움을 주었다. 타 지역 주민을 위한 배려심도 돋보였다. 대구에 코로나19가 들불처럼 번져 칠곡군 동명면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고 대구시민을 데려왔을 때 동명면 주민들은 대구시 확진자를 위해 환영 현수막을 내걸고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을 전달하고 쾌유를 기원하며 손 편지를 보내고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렸다. ◆인연은 도움의 손길로 돌아오다 칠곡군이 펼친 뜻깊은 활동들이 어려운 시기에 응원과 도움의 손길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일상 속 보훈 문화 확산을 위해 시작한 천안함 챌린지로 인연을 맺은 천안함 재단과 참전용사는 마스크 6천 장을 보내왔다. 또 20년 동안 자매도시로 우정을 쌓아온 전라북도 완주군은 마스크와 방역물품은 물론 면역력 증강을 위한 지역 특산품까지 전달했다. 특히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 국민 마라토너는 칠곡군 공무원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아 응원의 편지를 보내왔다. 칠곡군 출향 인사와 해외에서도 각종 지원과 응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국제 자매도시인 중국 제원시는 마스크 1만장을 보내왔고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칠곡군과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긴 편지를 보내왔다. "긍휼히 여기는 자는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같이 이웃을 생각하는 온정과 사랑이 지역에서 백신처럼 퍼져나가자 칠곡군의 코로나19는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도 잠재우는 강력한 `사랑의 백신`을 체험했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에 내재되어 있는 `따뜻한 이웃`이라는 백신의 힘을 믿고 서로가 서로에게 백신이 된다면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는 조기에 종식될 것으로 확신한다. 함께하는 우리 모두가 `백신`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