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문학관 시창작교실 `언령` 회장인 김인숙 시인이 지난 9월 30일 첫 시집 `꼬리`를 출간했다.
제21회 신라문학대상 공모전에서 대상(당선작 만파식적)을 차지한 바 있는 김시인은 이 시집에 `나이만큼 화장을 한다` 등 65편의 창작시를 수록했다.
경북대 교수 박현수 시인은 `꼬리` 시평을 통해 "김인숙 시인의 시적 핵심은 고고학적 상상력이다. 이는 과거의 유물이나 사건 등이 불러일으키는 환기력에 바탕을 두고 시인의 감성과 지성으로 시적 이미지를 구성하는 상상력을 말한다. 역사서의 기록이나 유물 등에서 촉발되는 이런 상상력은 고고학에 대한 지식과 관심을 바탕으로 시의 형식과 내용을 구성한다"고 적었다.
문인수 시인은 시집 `꼬리`에서 "가족이 김인숙과 함께 가는 행복이라면, `시`는 시인 저 혼자 들어가 꽃 피는 행복일 것이다. 행복한 김인숙에게 어느날 시가 들이닥쳤다. 김인숙은 마침내 그무엇을 이룬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한 것이다. 아무쪼록 이 점 잘 새겨 시로도 창창한 앞날이 더욱 행복해지시길 바란다"고 서술했다.
구상문학관 시창작교실 `언령` 김주완(철학박사) 지도교수는 이 시집에서 "김인숙의 시에는 섬세함이 있고 은유와 상징, 서정이 있다. 그는 떠올라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떠올려서 쓰는 사람이다. 예술작품의 존재론적 구조로서의 배경과 전경이 있고 그 사이에서 드러나는 현상이 있다. 그만큼 기본기에 충실하다. 앞으로의 과제가 있다면 배경의 깊이와 현상의 투명성이다. 모쪼록 그가 지향하는 존재론적 시 세계가 보다 넓고 깊게 성숙하기를 기대한다. 구상 시인의 시 세계를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시인으로 우뚝서기"를 기원했다.
갈대밭
죽고 싶다 생각될 때
갈대밭에 가 보라
결코 홀로 서 있지 않을 것이니
바람에 몸을 내맡기고는
머리 꼿꼿이 세우지 않을 것이니
하얀 손 내밀어 서로 쓰다듬고 보듬어
쓰러지지 않을 것이니
그리하여
갈대는,
가을, 겨울에도 살아있는
꽃이 되는 것이니
생의 짐이 어깨를 짓누를 때
갈대밭에 가 보라
세상에
혼자 있는 것은 없는 법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