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 어른들끼리 주고받던 말 "말 많으면 공산당이여" 그것으로 다툼은 끝나고 마을은 이내 조용해지곤 했었다. 처지가 같아 마음이 통하던 삶의 지표가 정당하니 어른은 어른일 수 있었고 아이들은 어른의 등 뒤에서 아무 탈이 없었다. 물질이 무언지는 몰라도 행복을 알던. 어느 날, 문명이라는 이름의 물질이 이 땅에 상륙했다, 물질에 마음을 빼앗긴 어른들은 아이들을 팽개치고 한 입으로 두 말 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목소리 큰 넘이 이기는겨" 아이들은 욕심이 행복인 줄 알게 되었다. 물질은 영혼을 탐하고 영혼은 물질로 채워지니 어른은 아이를 몰라보고 아이에게 어른은 물질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갔다. 아이를 향했던 부모의 타이름은 물질을 쫓고 아이들은 부모를 답습했다. 또 다른 욕망이라는 이름의 지식을 탐했다, 우리 삶을 통틀어 더이상 명확할 수 없는 명제 "정의와 사랑"이 아낌없이 버려진 시대. 이제 말 많은 건 공산당이 아니다. 이기고자 목소리 높이지도 않는다. 끝내 해결 안 날 단편적 지식으로 아는 체 잘난 체 양보라곤 모른 채 이기의 체증에 얹혀 사는 예수를 공자를 조상을 버리고 인간의 존엄마저 버리고 더 버릴 게 없을까 혼까지 내팽개친 이 땅의 우리들이여. 사방을 둘러봐도 마음은 간 데 없고 물질만이 남은 시대 이것이 재앙임을 우리 왜 깨닫지 못하는지…. 이제 우리 어찌할 것인가 우리 이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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