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왜관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 주장에 대한 한미공동조사단이 미군기지 내 합동조사가 시작된데 이어 칠곡군교육문화회관 소강당에서는 한국측 공동조사단 주최로 주민 설명회가 열렸다. 한국측 단장인 옥곤 부경대 교수를 비롯한 조사단 14명과 미국측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한미공동조사단은 이날 오전 미군부대 내에서 고엽제 드럼통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GPR(지표투과 레이더 탐사) 조사를 벌였다. GPR 조사는 땅 속에 레이더를 쏴 지하 물체를 스크린 하는 방식으로 고엽제 매립지로 지목되고 있는 미군기지 헬기장은 오는 21일까지, 화학물질이 매립됐다가 반출된 곳으로 알려진 D구역은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실시된다. GPR 조사과정에서 땅 속에 이상 징후가 스크린되면 한미간 협의를 거쳐 토양 시추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GPR 조사에 문제점과 의문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땅 속으로 침투되는 레이더 파장이 지하 5∼6m 정도 까지만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고엽제 드럼통 등이 이 보다 깊이 묻혀 있을 경우 탐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폭스 미8군 시설관리 사령관은 이에 앞서 레이더에 대해 "15m 깊이에 묻힌 물질이 어떤 금속물질인지, 구덩이가 있는지는 식별할 수 있지만 드럼통이 묻혔을 경우 (용량이) 55갤런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고 밝혔고, 조사를 담당하는 미극동공병대 관계자는 고감도 센서를 부착할 경우 15m 깊이까지 가능하지만 테스트 결과 목표심도 10m가 바람직한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송필각 도의회 부의장은 "헬기장이 원래 낮은 지대였는데 높였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있다"며 "더 깊이 측정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세호 군수는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지난 23일 미군부대 방문시 미군측이 레이더 파장의 영향권이 15m라고 했다가, 오늘(2일)은 브리핑에서 5∼6m 정도라고 말을 바꿨다"며 "만약 고엽제 드럼통이 그 보다 더 아래 묻혀 있다면 레이더 탐사는 자칫 헛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옥곤 공동조사단장은 "레이더 파장을 최대한 증폭하기 위해 조만간 ER(전기비저항탐사법)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면서 "GPR은 땅 속 스크린 작업일 뿐 이것으로 고엽제 존재 여부를 판단해선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는 장재환 군의회 의원과 이동진 씨(왜관읍 매원리 참외농사), 김하연 한농연 칠곡군연합회 등은 질문을 통해 "이번 공동조사가 힘이 있다는 미군측에 끌려 갈 것이 아니라 같은 한국인으로서 생존권과 생명권이 달려 있는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양심을 걸고 투명한 검증 절차에 따라 한 점 의혹도 없이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조사과정에 주민 참여를 대폭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옥단장은 "저도 한국인으로서 같은 심정"이라며 "주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되 시간과 절차에 따라 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믿고 기다려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왜관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 진상규명을 위한 민간대책협의회(회장 장영백)`와 `왜관미군기지 고엽제 매립범죄 진상규명 대구경북대책위원회(대표 백현국)`는 오는 4일 오전 10시 베네딕도 왜관수도원에서 간담회를 개최, 한미공동조사단 합동조사의 문제점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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