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신문 스마트뉴스 이성원 편집국장은 지난 21일 오후 7시10분 MBC 라디오 전국 생방송인 `주말 와이드 성경섭입니다` 프로그램에 나와 `주한미군 고엽제 매몰 파문`에 대해 집중분석했다. 다음은 MBC 시사매거진 2580 취재데스크 출신으로 현재 보도본부 논설위원인 성경섭 진행자의 질문에 대한 이성원 국장의 설명내용이다. ▶아래 내용 다시듣기 www.imbc.com 라디오 `주말 와이드 성경섭입니다` -캠프캐럴에 고엽제 드럼통이 묻혔다는 소식을 듣고 칠곡군 주민들이 많이 놀랐을 것 같아요.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며칠 전 수돗물 중단사태를 겪은 후라, 주민들의 충격이 더 큰데요. 미군부내 근처 주민들은 식수로 사용한 지하수나 농작물이 오염되지 않았을까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현장 조사에 주민대표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캠프캐럴 주변에서 현재 음용수로 사용되는 지하수 관정은 모두 다섯 곳으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부 조사단이 현지에 도착한 걸로 알고 있는데, 조사활동을 시작했나요? 이=환경부도 직원 3명과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등 10여명으로 조사팀을 구성해 어제 고엽제가 매립됐다는 왜관 캠프캐럴 주변을 답사했습니다. 환경부 조사팀은 헬기장 주변이 고엽제 매립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헬기장 주변 지역의 토양과 지하수를 채취할 계획입니다. 아직 시료 채취는 해가지 않았습니다. -미군 부대에는 아직 들어가지도 못한 거죠? 이=환경부 조사팀은 어제 미군기지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 하천과 지하수 위치파악 등 사전 오염경로 조사만 벌였습니다. SOFA, 즉 주둔군지위협정 때문입니다. SOFA에 따라 미군기지는 한국이 주한미군에 제공한 `공여지`입니다. 미군이 이 땅을 사용하고 통제할 권한을 갖기 때문에 한국 정부도 이곳에서 조사를 하려면 미군측과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미군기지내 조사는 한국 정부 단독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고, 환경부 조사단도 주변만 확인했습니다. 환경부가 미군측에 고엽제 매립 자료를 요청했다곤 하지만, 고엽제 드럼통이 매립됐다는 증거가 충분치 않아 현장 조사발굴은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고엽제 드럼통이 정확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이=고엽제 드럼통 매몰지는 부대 헬기장 주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헬기장 부근이 원래 야산을 절개해 다진 곳이라 드럼통 묻기가 비교적 용이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고엽제 드럼통을 매몰했다는 1978년부터는 캠프케럴이 부대시설을 확장하느라 주변 일대가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고 합니다. 미군측이 이 때 공사를 벌이면서 창고에 보관중이던 고엽제 드럼통을 꺼내 매립한 것으로 보입니다. 20년전 캠프케럴을 퇴직한 왜관읍 석전리 김모씨를 직접 취재해보니, 퇴역한 주한미군이 당시 고엽제를 매립한 직후 찍었다고 주장하는 사진의 D구역은 헬기장 구역인 걸로 보입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장소는 부대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칠곡군교육문화회관인데요. 이곳은 수영장과 공연-행사장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구요. 그동안 지하수를 공동 음용수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수질과 토양오염 조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현재는 이곳 지하수 공급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땅에 묻은 드럼통에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혀 있었고, 베트남에서 온 거라고 들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캠프캐럴 퇴역자 스티브 하우스 씨가 기지에 고엽제 드럼통을 묻었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1978년인데요. 78년은 바로 미국 재향군인들의 고엽제 소송이 처음으로 시작된 해입니다. 따라서 당시 주한미군이 책임의 소지를 없애려고 보관하고 있던 고엽제 드럼통을 서둘러 기지내에 파묻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엽제를 묻은 시점이 1978년이면 벌써 33년이 넘은 일이잖아요. 드럼통이 부식해서 지하수 오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한데 그동안 주변 지역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이=캠프캐럴 인근 마을 가운데 전체 인구 150여명 중에 20여명이 암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미군부대 후문 뒤편에 위치한 왜관읍 석전리 속칭 `안찔`마을입니다. 그러나 `안찔`마을은 미군기지보다 높은 고지대에 자리잡고 있어서 2008년까지 식수로 사용한 지하수가 미군부대로 인한 오염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다만, 이 마을 주민들이 미군기지 건설에 동원되거나 미군 등을 상대로 밥을 지었던 경험이 있었다는 걸로 볼 때 지하수가 아닌 다른 경로도 발병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캠프 캐럴에서는 그동안에도 기름 유출이나 석면오염 사고가 여러 번 있었다고 들었었는데요? 이=지난 2000년에는 한국내 미 군무원 소속 미연방공무원 노조가 이번에 문제가 된 캠프캐럴에 대해 석면 오염이 심각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요. 칠곡군에 따르면 캠프캐럴은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비가 오는 날이면 부대에서 외부로 나가는 개천을 통해 기름이 유출되곤 했습니다. 지난 2009년 5월 21일 오전 10시20분쯤 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요. 3주공아파트 앞 개천에 기름띠가 보인다는 제보를 받고 제가 직접 나가 동영상을 찍어 놓기도 했습니다. 당시 칠곡군은 기름띠가 형성된 진원지를 찾아가보니까, 기름에 오염된 이 도랑의 물은 캠프캐럴 정문쪽에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확인됐구요. 왜관 미군부대와 연결되는 개천은 이외에도 한군데 더 있습니다. 칠곡군은 개천에 기름이 유출될 때마다 방제작업을 벌였고, 미군 측에 수시로 기름유출 방지를 요청했지만 개선될 기미는 별로 없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주민들의 미군부대 이전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 같아요? 이=이전 소식은 듣지 못했고요, 도리어 타지역 미군부대가 왜관으로 옮겨왔거나 이전을 추진하다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는데요. 광주공항에 주둔 중인 미 육군 방공여단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가 광주지역의 미군부대에 대한 강한 반감으로 2006년 10월 오히려 캠프캐럴로 이전하기도 했구요. 대구시 美 캠프워커 헬기장은 2008년, 캠프캐럴로 이전을 추진하다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 왜관은 1960년 미캠프캐럴이 들어서면서 소도시 발전이 본격화된 지역이고, 부대와 관련된 일을 하는 주민이 1천500명에 달합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이번에도 대충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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