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녹음의 향기가 전해져 오는, 산으로 바다로 여행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5월. 하지만 대학가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충격과 공포의’ 과제 ‘크리’가 터지는 5월이기 때문이다. 그 ‘충격과 공포의’ 과제 더미에서 학생들이 가장 질색하는 것은 발표 과제와 프로젝트 과제다. 서로 팀장과 발표자가 되지 않으려고 하고, 중요한 발표 자료준비 업무를 남에게 떠맡기려는 눈치싸움이 생겨난다. 또 남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단 제일 쉬운 일은 `내가 먼저`라는 심보로 덤벼든다. 심지어 발표회의마다 참여한 적도 없으면서 교수님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발표당일, 다른 조원에게 발표내용을 이것저것 물어보는 척하는 `배 째라 식`인 사람도 봤다. 이런 문제들이 비단 대학생에게서 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미래인 청소년에게도 이러한 문제의 전조가 보인다.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한 바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점수가 비교대상국 중 최하위 국가로 뽑혔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단체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고 동료와 협조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말이다. 그 반면 지적 점수(읽기, 수학, 과학적 소양)는 상위권에 속했다. 누군가는 말할 수 있다. "성적만 높으면 되지, 사회적 상호작용 점수는 살아가는데 필요없어"라고…. 심리학자들은 성공요소 중 IQ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밖에 안된다고 한다. 또 `감성경영 감성리더십`에 따르면 회사의 하위관리직보다 중간관리직의 EQ가 높게 나타난다. 사회생활에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EQ인 `감정적 지능지수`일지도 모른다. 회사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회의는 필수적이고 때에 따라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까지 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면서 회의 발언을 해야 하며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업무 스트레스를 제어할 수도 있어야 하고 실패를 했을 때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EQ(감정적 지능지수)는 자신의 진정한 기분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납득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리는 능력,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 목표에 실패했을 경우, 좌절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격려할 수 있는 능력,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공감능력, 다른 사람들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뜻한다. 하지만 현재 대학생들은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자기부터 편하자는 식으로 남에게 업무를 떠넘기고 눈치를 보며 이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강산이 변하듯 이기적인 20대가 사회의 구성원이 될 때 가족이기주의와 지역이기주의는 더 심해지는 안타까운 사회가 올 것이다. 이 모든 탓을 학생들에게로 돌려야 하는 건가? 학생에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엔 너무 가혹하다. 이 모든 것은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인성교육`이 전무한 우리나라는 ‘인성교육’이라고 가장한 ‘사랑의 매’로 학생들을 폭력할 뿐이었다. 필자 나름의 ‘질풍 노도의 시기’는 고2였다. 아마 자습시간이었을 것이다. 한 체육선생님이 들어와 한 학생에게 말을 시켰다. 대화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좌우간 그 학생의 대답은 “요”체로 길고 긴 말을 맺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앞자리 친구의 손을 붙잡아 ‘요’체를 쓴 아이의 머리를 때렸다. 그것도 수차례나. ‘사랑의 매’의 교훈이 끝나고 난 뒤 "야! 대학교 면접에서는 ‘요’체를 쓰면 안돼! 다음부터 ‘다’체로 써라!"라고 말했다. 그 말 한마디로 우리반 아이들은 그 선생님 앞에선 ‘다’체로 말을 맺어야만 했다. 인성교육이 부족한 우리나라, 해결방법은 없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경험을 해보고 많이 부딪쳐 보는 것이다. 그리고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깨닫는 것이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인격을 개발하는 목적인 ‘아웃워드 바운드’와 같은 기구가 있다. 이 기구의 부제는 “바람이 부는 산 정상을 오르라. 물결치는 강의 급류를 타라. 외진 숲의 협곡을 달려라. 앞 바다섬을 향해 항해하라. 14세든 40세든 아웃워드 바운드에서 꿈꿔오던 곳을 여행할 것이다. 남은 일생 동안 기억할 것을 가져가라. 북미대륙과 그 너머의 가장 아름다운 무대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500가지가 넘는 모험을 발견하라. 무엇을 선택하든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성장할 것이다.” 수많은 여행 중 하나만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참여한다면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기쁘고 재밌고 보람찰 것이다. ‘나 자신’을 더 알 수 있는 계기는 물론 공부 이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함께하는 여행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며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미국의 엄청난 경제력 때문에 프로그램이 운영이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학교에 1년에 1천만원이나 육박하는 등록금은 무엇이며 `MT`를 가장한 ‘술마시기 대회’에 들어가는 돈은 무엇인가? 당신은 구매자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물건은 흠이 없는지 내가 생각한 가격대는 맞는지 이리 저리 살펴보고 있는 세심한 구매자이다. 나만의 ‘전투’를 벌이고 있는 찰나, 전투를 종결을 지어 줄 구세주인 ‘판매원’이 왔다. 서울대를 졸업한 명문대 졸업생인 판매원 A씨. A씨는 TOEIC 점수는 기본 900점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과 해외봉사활동, 봉사활동, 스터디, 다양한 인턴 등을 이력을 가지고 있는 일명 ‘SPEC의 종결자’인 판매원이다. 반면 지방 사립대를 졸업한 일명 ‘지잡대’ 졸업생인 판매원 B씨. B씨는 화려한 스펙은 없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이해능력과 공감능력이 높아 고객에게 필요한 물건을 선정해준다. 또한 고객을 소중히 대해야 한다는 기본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판매원이다. 자, 그럼 문제를 내겠다. 당신이 세심한 구매자라면 누구에게 신뢰를 갖고 물건을 구매하겠는가? /김용배·영남대학교 미생물생명공학전공(3학년 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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