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대구 자택에서 왜관읍 석전리 칠곡군선관위 근무지까지 매일 출퇴근하는가?
이=집은 대구시 중구 봉산동이다. 칠곡군선관위까지 거리는 약 30㎞이며, 자전거를 타고 가면 1시간10분 정도 걸린다.
날씨가 좋은 날은 항상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려고 노력한다. 춥거나 더운 것은 상관하지 않는다. 눈이나 비가 오면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못 타고 열차를 이용한다. 늦잠을 자거나 해서 출근시간이 촉박할 경우에는 차를 몰고 출근한다.
-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나?
이=이 질문에 `왜 자전거를 타지 않는가`라고 반문하고 싶다. 어차피 해야하는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면 무엇보다 체력강화는 물론 `저탄소 녹색성장` 실천에 동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류비 절감과 함께 운행차량 감소에 따라 교통혼잡과 주차난이 해소된다. 내가 차를 운전하지 않는 만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니 좋다. 나에게도 좋고 다른 사람에게도 좋고 지구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이렇게 좋은 점이 많은데 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지 않는지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직장생활도 피곤할텐데 힘들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면 일을 하는데 지장이 있지 않나?
이=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전거를 타지 않고 출근한 날은 몸이 찌뿌듯하고 더 피곤한 느낌이 든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 날은 몸이 개운하고 기운이 더 난다. 내 체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보통 사람들도 자전거를 꾸준히 타면 이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난 평생동안 살면서 내 체력이 남들보다 좋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칠곡∼대구간 가장 힘든 구간은?
이=국도 4호선을 주로 이용하는데, 좀더 타고 싶을 때는 지천면 신동재를 넘어 가기도 한다. 4번 국도를 가다보면 지천면 신동역 근처 덕산리에서 송정리로 넘어가는 오르막 구간이 가장 힘들다. 여기서는 훈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안장에서 일어나 페달을 돌린다. 힘이 들지만 펑크가 나지 않는 이상 절대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지 않는다.
-차량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타고 다니다 보면 위험하지 않나?
이=물론 위험할 때가 종종 있다. 도로를 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차량들과 같이 달리게 되는데 대다수 운전자는 자전거를 추월할 때 여유있게 도로 안쪽으로 비켜주지만 일부 운전자는 자전거가 왜 도로에서 달리냐는 식으로 바짝 붙여서 추월하거나 갓길로 밀어붙이기도 한다. 또 자전거 속도를 염두에 두지 않고 막무가내로 우회전을 하려는 차들이 앞을 가로막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정말 아찔하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교통수단인 `차마(車馬)`에 포함되므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자격을 가지는 동시에 도로교통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도 있다. 그러나 도로에서는 약자 보호의 원칙에 의해 차는 자전거를 추월할 때 1m 이상의 간격을 띄우고 추월하도록 돼있지만 이 내용을 모르는 운전자들이 의외로 많다. 참고로 도로를 달릴 때 자전거도 `차`이기 때문에 갓길로 운행할 수 없고 도로 가장 우측 차선의 오른편으로 운행해야 하나, 출퇴근 시간대에는 운행차량이 많아 그렇게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운전자들이 자전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면 자전거와 차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산책과 마라톤, 자전거에는 `느림의 미학`이 있다고 본다. 차를 운전해 가면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고 들었다. 어떤가?
이=좋은 질문이다. "여행을 하면서 얻는 것은 속도에 반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이 말에 따르면 여행에 가장 좋은 것은 두 발로 걸어다니는 것이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으니 이럴 때 바로 자전거가 가장 이상적인 이동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소모되는 체력과 이동거리를 따져봐도 가장 효율적인 탈 것이 바로 자전거이다.
-자전거의 가장 큰 매력은 온 몸으로 바람과 자연을 그대로 맞이하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가장 좋은 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이=아무래도 자전거를 타면서 가장 좋은 점은 출퇴근을 하면서 운동이 된다는 점이다. 남들은 시간 내서 돈 들여가며 운동을 하는데 자전거를 타게 되면 출퇴근과 운동에 대한 개념부터 바뀐다. 유류비와 차량 감가상각비는 제로가 될 것이고 출퇴근하느라 길에 버리던 돈과 시간도 오히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전거 타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유산소 운동인데다 인간의 힘으로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니 가장 효율성이 높은 이동수단이기도 하다.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시작한 지 3개월만에 체중이 5㎏ 정도 줄었다.
-자전거를 타고 길을 오르내리며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꼭 인생의 축소판에 비유하기도 한다. 굳이 자전거를 타는 본인의 신념과 철학이 있다면?
이=자전거는 정직한 운동이다. 사람의 힘으로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전달 구조가 그러하고, 자전거를 몇달동안 타지 않은 사람이 다시 안장에 오르면 초보자가 타는 것과 별 다를 게 없을 만큼 꾸준히 타는 사람일수록 자전거 타는 것이 더 즐거워지는 것이 그러하다. 아무리 먼 길이라도 꾸준히 페달을 밟다보면 결국은 목표에 도달하게 되듯이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생의 목표를 정해놓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
다고 믿는다.
-자전거를 타면 하체가 발달하고 건강에 좋을 것 같은데….
이=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하체의 근육을 이용해 타는 것이지만 상체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언덕을 오르며 안장에서 일어나 페달을 돌릴 때 팔과 상체의 힘이 받쳐주지 않으면 얼마 못 가 주저앉고 만다. 또한 페달을 빠르게 밟으면 근육과 운동신경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는 노년기 체력유지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언제까지 탈 계획인가?
이=몇 세까지 탈 것인가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자전거 타기는 관절에 체중의 부하가 실리지 않아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평생운동이기 때문에 공직을 퇴직한 후 전국 방방곡곡을 자전거를 타고 다녀보는 것이 소원이다.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는 자전거를 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