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관찰사 이명웅(李命雄)이 가산산성(架山山城)을 축성한 내용을 칠곡부사 최후헌(崔後憲)의 부탁에 의하여 미수(眉叟) 허목(許穆)선생이 기록한 기문이 있어서 칠곡군민의 긍지와 자존심을 고취하고 또, 가산산성에 관한 370여년전에 기록한 향토자료로 역사성이 있기에 국역하여 발표합니다. 가산축성석기(架山築城石記) 許穆上之十有七年。李公命雄以副提學。出爲嶺南觀察使。於是國家新去亂。內外板蕩。朝不謀夕。唯南方粗完。當今興復之圖。實在南。先有金是樞者上疏。言山城要害。上用其策。公旣受命。因以此屬公。公旣至。審察地利阨塞。大作南藩扞蔽。莫如架山。山星州東境八莒鎭。山當嶺海要衝。通邑大郡。棋布四列。物力易聚。控引長江。轉漕四通。乃以便宜驛聞。以其年九月。大發男丁。因阻險築城。至明年四月。功告成。凡役民十餘萬人。城周三千八百三十步千七百五十二堞。城門樓,堡樓,軍營,列臺,水門。其他大小公廨寺院。共三十餘所。鑿泉池大小三十二。器械如之。募民給復。以實城中。因割地分界。置漆谷都護府。旣而不悅者多謗之。李公去矣。自此言山城事。爲世所忌。未久。李公卒。觀察使歷二人。而皆莫肯顧力。以故追詆李公。爭言城不便者滋益多。今使相林公墰受命出嶺。卽巡行海邊。仍觀列郡地利。至此。周覽營壘。嘆曰。關防之壯。莫過於此。啓上極言李公賢能方略。其築城諸將士。請皆追行爵賞。又地界小。徙民耕農不足。請增割地益之。東據公山。西盡大江。都護府使崔侯後憲。備述建置都護終始事。屬余爲記。刻之山石云。 1639년(인조 17)에, 이명웅(李命雄)이 홍문관 부제학에서 경상도관찰사(慶尙道觀察使)로 나갔다. 이때는 국가가 전란을 겪은 지 얼마 안 되어 안팎이 탕진하여 조석으로 어려웠다. 그런데 영남 지방만이 조금 안전해서 이때 국가를 부흥시킬 길이 실제로 영남에 달려 있었다. 앞서 안동의 선비 김시추(金是樞)란 분이 소를 올려 산성(山城)이 요해임을 말하니, 임금이 그 계획을 받아들였는데, 이명웅(李命雄) 경상도 관찰사에 임명되자 이 일을 이명웅(李命雄)에게 일임하였다. 이명웅(李命雄)이 부임하여 지리 조건을 자세히 살펴본바, 큰 산이 잘 둘러 막혀서 남쪽 지방을 방어하는 데는 가산(架山)보다 더 좋은 곳이 없었다. 이 산은 성주(星州) 동쪽 칠곡(漆谷)의 진산(鎭山)으로서 영해(嶺海)의 요충지이다. 큼직큼직한 읍군(邑郡)들이 바둑판처럼 사방으로 벌여 있어서 물산이 잘 모여들고, 큰 강을 끼고 있어서 뱃길이 사방으로 통한다. 이에 지리의 편리함을 조정에 알리고 이해 9월에 많은 남정(男丁)을 징발하여 험한 지형을 따라 성을 쌓아 이듬해 4월에 이르러 준공하니, 징발된 인원이 무려 십여만 명이었다. 성의 둘레가 3830보(步)에, 1752개의 성가퀴가 있으며, 성에 딸린 문루(門樓)ㆍ보루(堡樓)ㆍ군영(軍營)ㆍ각종 대(臺)ㆍ수문(水門) 및 기타 크고 작은 공해(公廨)ㆍ사원(寺院) 등이 총 30여 곳이고, 크고 작은 샘과 연못이 32곳이며, 무기도 그만큼 갖추었다. 백성을 모아 일체의 부역과 세금을 면제해 주고 성안에 살도록 한 다음, 토지를 분할하고 경계를 다시 그어 칠곡도호부(漆谷都護府)를 설치하였다. 얼마 뒤에 이를 반대하던 자들이 다방면으로 헐뜯고 이명웅(李命雄)은 이곳을 떠났다. 이로부터 산성에 관한 일만 말하면 세상에서 거리낌을 받게 되었으며 얼마 못 되어 이명웅(李命雄)도 죽었다. 경상도관찰사가 두 사람이나 거쳐갔지만 모두 돌보려는 자가 없었으며, 때문에 이명웅(李命雄)을 헐뜯어 비난하고 성(城)이 불필요하다고 다투어 말하는 자가 더욱 많아졌다. 현재 경상도관찰사 임담(林墰)이 명을 받고 영남에 부임하여 그 길로 해변을 순시하고, 연이어 각 군의 지리 조건을 관찰하다가 이곳에 와서 영루(營壘)를 두루 살펴보고는 탄식하기를 ‘관방(關防)이 이곳보다 더 장대한 곳이 없다.’ 하고 장계를 올려 이명웅(李命雄)의 방략(方略)이 매우 훌륭하였음을 극력 설명하고, 성을 쌓은 여러 장사(將士)들에게 모두 벼슬과 상을 추증할 것을 청하였다. 그리고 또 땅이 좁아서 옮겨 온 백성들의 농지가 모자라므로 다른 곳의 땅을 떼어다 보태 줄 것을 청하여 동으로 공산(公山)을 기점해서 서로 낙동강까지 다 떼어 주었다. 칠곡도호부사(漆谷都護府使) 최후헌(崔後憲)이 칠곡도호부를 설치한 전말의 사실을 갖추 기록하여 나에게 기(記)를 부탁하였는데, 이를 산돌에 새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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