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을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우리지역의 관광지나 볼거리를 물었을 때 한마디로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다. 필자는 한국자유총연맹 칠곡군지회장으로서 다른 고장에서 내세울 수 없는 자랑거리를 말하라고 하면 단연코 국가와 자유를 지켜낸 낙동강 왜관전쟁과 다부동전투에 서려 있는 호국정신을 들겠다. 그 다음은 한티성지, 신나무골성지, 베네딕도수도원 등을 소개하면서 한국 가톨릭의 뿌리와 순교정신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는 우리고장을 자랑하고 싶다. 칠곡군은 이같은 호국의 고장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역사적 교훈으로 전쟁의 상처와 자유의 소중함을 심어주기 위해 6·25전쟁의 살아있는 증거물인 호국의 다리를 새롭게 단장하는 경관 조명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국·도비 포함해 36억원이 투입되고, 내년에 준공할 예정이다. 주민들의 큰 기대 속에서 왜관 낙동강 `호국의 다리` 트러스트(아치형 철곡구조물) 한 칸을 경관조성 모델로 조명과 난간형태 재질 등을 선보이며 현재 30% 정도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칠곡군의회 제178회 임시회기 중인 지난달 29,30일 군정 주요사업 현장방문시 이곳 호국의 다리를 방문하고 필자는 답답한 심정에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필자는 결국 칠곡군에 이곳의 조명설치 중단을 요구했다. 당시 낙동강물을 피로 물들일 정도로 선열들의 넋이 담긴 호국의 다리 조형물에 7∼8가지의 형형색색의 조명이 번갈아 비추자 유흥업소 네온사인을 방물케 했기 때문이다. 난간대에 설치된 구조물과 자재들은 시간이 지나면 탈색되고 변질된다는 사실과 사람들이 만지고 기댔을 때 위험성 등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채 조잡한 설계로 이뤄져 있었다. 더욱이 인근 국도나 경부선을 이용, 이곳을 지나는 외지인들이 조명만 보고 이곳이 어딘지를 모를 정도로 칠곡군을 상징하는 아무런 조형물이 설계돼 있지 않아 경관사업의 실효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야간조명 경관사업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성공했다는 부산, 경주, 단양 등 지방자치단체들을 더 많이 벤치마킹해 화려한 듯하면서도 은은한 조명으로 오래 보아도 싫증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건을 사고 파는 시끄러운 장사 속의 시장 조명과는 분명 차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훗날 호국의 다리 조명이 촌스럽다는 여론에 밀려 많은 예산을 낭비해가면서까지 이 사업을 전면 수정해야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단계에서 과감히 설계변경을 촉구하는 바이다. 선열들의 제단에 바치는 하얀 국화처럼 깨끗하고 바래지 않는 조명을 기대해 본다./곽경호 칠곡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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