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서울에 가기기 그렇게 쉽지만 않을 않은 시절에, 서울에 가면 남대문이 있다고 하던데 그곳에 가 보았느냐고 물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곳에는 남대문이라고 커다랗게 씌어 있다고 하면서 자랑하는 말을 들은 적이 여러 번 있다.
그 남대문이 허망하게 불타 무너졌다. 남대문의 현판인 숭례문이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쳐 떨어졌다. 우리네들이 절망과 좌절 속에서도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피땀을 흘리면서 꿋꿋이 살아오던 모습을, 말없이 지켜주던 그 숭례문이 불타 없어졌다.
분수를 알며, 억울해도 포기하지 하지 말며, 무시를 당해도 사람다움을 잃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崇禮(숭례)를 행여나 잊어버릴까봐 그 멋진 현판은 살아서 우리들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禮를 말하자면, 그 뜻이 깊고 높겠지만 일반 서민들에게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언제는 그렇지 않았겠는가 마는, 지금은 그 정도가 더 넘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돈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에, 형제간, 친하던 이웃 간에 사람으로서 정말 할 수 없는 극단적인 행동을 태연히들 하고 있다. 멀쩡하게 보이던 사람도 조금이라도 자신이 손해를 보면 돌변하여 공격적인 행동하는 하는 것이 보통인듯 보인다.
불이 타는 것은 정상이 아닌 미친 상태이다. 우리네들의 마음이 미쳤기에 불태워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본래, `그놈의 정` 때문에 공동체를 유지하고 희생하면서 발전해 왔다. 지금은 `그 놈의 미친 마음` 때문에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한다. 우리들이 서로 이해하면서 이웃과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될 때에 崇禮門(숭례문)은 우리들 마음속에 우뚝 그 모습을 다시 보여 줄 것이다. /박세원 법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