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상을 만들어 시상하고, 상 받기를 좋아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온갖 종류의 상들이 수없이 만들어지고, 상 받을 사람이 선택된다. 웬만한 단체나 개인의 이력에는 각종 수상경력이 따라다니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그런 연유인지 온 세계에 상이 범람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국제적인 상(賞)으로 공인된 노벨상(Nobel Prize)은 스웨덴의 알프레드 베르나르드 노벨(1833 ∼1896)의 유언에 따라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수여하되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부문 5개 부문으로 나누고 수상자 결정방법은 평화상 결정권은 노르웨이 국회에 위임했고 그밖에 상은 스웨덴의 전문위원회에 맡겼다. 노벨상이 다이너마이트처럼 수상자에게 폭발적인 명성을 안겨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수상자가 그런 절대적인 명성을 얻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수상자에게 찬사를 보낸다.
반면 일부 수상자에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은 공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 업적이 부풀려 졌거나 왜곡됐을 수도 있다. 아니면 선정자의 무지와 편견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시대와 선정위원의 성향에 따라 윈스턴 처칠에게 문학상이 수여됐는가하면 식민주의 또는 인종주의 옹호자가 수상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수상자가 유럽과 영·미권 작가였다는 점도 세계적인 공감대 형성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그런 까닭에 조지 버나드 쇼는 노벨상에 대한 독설을 퍼부었다. 장폴 샤르트르는 수상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2년전 칠곡군에 자치대상을 수여한 언론인연합회라는 단체가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제정해 매년 연말에 시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상이 돈을 주고받으며 거래되고 있는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다. 칠곡신문이 2년전 칠곡군의 자치대상 수상에 대하여 의혹을 보도한 내용과 유사한 것이었다.
한 해 각 분야에서 가장 큰 업적을 보인 한국인을 선정해 수상한다는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모두 14개 분야를 수상하는데 지난해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성악가 조수미 씨 등이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유명인사 몇몇을 제외하고는 돈을 주고받으며 수상자가 선정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돈을 받고 상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언론인연합회의 임원은 상을 준 뒤 후원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협회측의 설명과는 달리 수상자 선정 관계자는 "어느 정도를 협찬해 줄 수 있는지 후원금을 사전에 받고 수상자를 결정합니다"라고 밝혔다. 수상자격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애매한 기준으로 수상자가 결정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칠곡군에서도 매년 자랑스런군민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칠곡군이 이 상의 수상자를 선정하기 전 상당수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는지 의문이다.
흔히 상은 뛰어난 업적이나 잘한 행위를 칭찬하기 위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상은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흐뭇하게 한다. 특히 상에는 그동안의 노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더 정진하라는 동기부여의 의미도 내포돼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때문에 상을 만들려면 우선 공정성과 보편성이 담보돼야 한다. 누구나 같은 기준 속에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꼭 받아야 할 사람이 상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우태주 리포터 woopo20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