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대통령 선거 대표공약 점검(1)
칠곡터미널은 왜관철교 인근에 설치, 물류중심지 기대
생태계 파괴 등 `반론의 물길` 돌리는 게 앞으로 과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후보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가 건설되면 대구와 구미가 가장 큰 혜택을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대구와 구미 사이에 위치한 왜관은 낙동강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어 경부운하 건설시 사통팔달의 교통을 자랑하는 왜관은 칠곡(운하)터미널이 건설, 영남내륙화물기지 조성 등과 함께 육로와 수로가 공존하는 명실상부한 지역의 물류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에 대한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가 확산되자 한나라당에서는 드디어 `대운하 사수`에서 태도를 바꾸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최근 대운하 전체 그림을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그 동안 비판받았던 부분을 감안해 객관적으로 프로젝트를 검토한 뒤 보완해야 할 일이 있으면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의 실체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는 한반도 물줄기를 하나로 잇는 대역사다. 이명박 후보는 15대 국회의원 시절, 1996년 7월부터 경부운하(가칭)와 호남운하, 북한운하 등 3개 운하를 건설해 하나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경제성 논란으로 공사가 잠정 중단된 경인운하도 포함된다.
한반도 대운하는 북한과 남한을 남북의 물길로 이어 통일의 물꼬를 트는 채널이 될 수 있고, 영-호남 지역감정이 대두되는 동서가 화합의 물결로 합쳐지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대운하의 뼈대는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 총553㎞의 대수로를 만드는 것이다. 문경새재 부근 조령(鳥嶺)의 해발 140m 지점에 20.5㎞의 터널을 뚫고 터널 양쪽에 두 강의 수위를 조절하는 갑문을 설치, 물길을 연결한다. 경부운하가 수로로 된 경부고속도로인 셈이다.
총200㎞의 호남운하는 영산강 하구와 금강을 거쳐 경부운하로 연결되며, 북한운하는 2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예성강과 대동강, 청천강을 이어 신의주까지 수로를 연결하는 안과 임진강부터 예성강을 연결, 원산까지 수로를 연결하는 방안이다.
이후보는 물류비용 절감 및 국토균형 발전, 수자원 보존-효율적 이용, 관광산업 발달 등을 대운하의 파급효과로 내놓고 있다. 이는 한국경제가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수 있다는 그의 경제살리기 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5천톤급 바지선이 부산에서 강화도까지 왕래, 물류비용이 지금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고, 한강 유역의 빈번한 홍수 발생과 낙동강 유역의 물 부족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다. 운하통과 지역을 중심으로 선착장과 물류터미널 등이 들어서고 관광-레저시설까지 함께 가동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내 관광산업도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칠곡 내륙운하가 들어서면
`칠곡 경제 발전을 위한 내륙운하 추진운동본부(대표 장영백)`도 "내륙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경제의 원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내륙운하 건설만이 도로 중심으로 이루어진 수송한계를 극복하고 물류비용을 절감, 경제 활동의 대동맥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칠곡의 활기찬 미래를 열어 갈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내륙운하가 건설되면 낙동강 주변에 미래 지향적 첨단시설과 관광레저 시설을 유치, 지역경제 발전과 함께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칠곡 내륙운하 추진운동본부는 "정부는 지역간 경제의 균형발전과 지역적 특성을 무시한 채 중앙집권적 논리를 지역사회에 무차별적으로 강제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정부정책은 지방에 대한 관료적 통제 못지 않은, 아니 그보다 더 근본적인 지역발전의 위기 요인이 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지역 발전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데서 우리 지역발전의 방향과 시기를 놓치는 비효율적인 문제점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소책의 일환으로 칠곡 운동본부는 "우리 지역의 특성은 고속도로와 국도, 철도가 모두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영남지역 물류의 중심에 서 있다. 우리 칠곡 경제 발전을 위한 내륙운하 추진운동본부는 운하건설이 영남의 물류중심지로 나아가고자 하는 지역발전의 방향과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지역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역발전의 대안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칠곡 여객터미널 등 경북-대구는 어떻게 되나
월간 신동아 8월호(575호)는 `이명박 운하 47개 여객·화물터미널 상세 위치도`를 공개하고 대구와 항구형 국가공단 구미가 최고 수혜지고, 파주·행주·밀양 터미널은 중국·동남아 전진기지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아는 수자원공사가 올해 새롭게 작성했다고 알려진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의 타당성을 취재하던 중 이명박 후보의 자문그룹인 ‘한반도운하연구회’로부터 경부운하 전 노선에 들어설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의 상세 위치도와 관련 문건을 입수했으며, 여객·화물터미널 위치는 지역 개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이 후보 캠프 안에서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적었다.
다음은 칠곡을 비롯한 대구-경북과 관련된 신동아의 주요 보도내용이다. 다리형 수로와 조령산을 관통하는 20.5km의 터널수로를 통과한 배는 문경시 마성면 모곡리 조령산 서쪽 능선 아래로 빠져나온 후 조령천 근처에 만들어진 인공수로를 통과, 낙동강 지류인 영강과 만난다. 바로 이 위치에 충주 리프트와 같은 문경 리프트가 설치될 예정이다.
구미 화물터미널은 중국, 일본, 동남아 수출물량을 직접 선적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최고 9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거리 해외 수출 물량도 5∼7시간이면 부산에 도착할 수 있어 고속도로와 철도 활용률은 크게 낮아질 전망.
구미 터미널을 지나 강을 따라 내려오면 칠곡 여객터미널과 하빈 간이터미널이 나온다. 칠곡 여객터미널은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왜관철교 인근이고 하빈 간이터미널은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선원리 성주대교 인근이다. 여기서부터 낙동강 물줄기는 대구로 진입한다. 강을 기준으로 동쪽은 대구, 서쪽은 경북 고령군이다.
2군데 대구 터미널 덕분에 대구와 인근지역 기업들은 구미처럼 동남아를 비롯한 근거리 지역으론 직수출하고, 원거리 수출 물량을 부산으로 나르는 물류비용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대구에서 부산까지는 뱃길로 2∼3시간이니 굳이 화물차량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경북-대구지역 경부운하 여객·화물터미널은 고모성 터미널-문경시 마성면, 점촌 터미널-문경시 흥덕동, 상주 터미널-상주시 함창읍, 회상 터미널-상주시 중동면, 낙동 터미널-상주시 낙동면, 낙단 간이터미널-의성군 단밀면, 일선 간이터미널-선산군 선산읍, 숭선 간이터미널-구미시 고아읍, 구미 터미널-구미시 시미동, 칠곡 터미널-칠곡군 왜관읍, 하빈 간이터미널-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대구 터미널-대구시 달서구, 고령 터미널-고령군 다산면, 박석진 터미널-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우곡 간이터미널-고령군 우곡면 등 15곳에 들어설 계획이다.
◈`반론의 물길` 타고 순항하는 게 과제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단군 이래 최대의 공공사업`이라는 대운하가 대대적인 투자에 비해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경제적 반론과 함께 환경단체 등에서는 하천개발에 따른 생태계 파괴와 수질오염 등의 논리로 맞서고 있다.
이명박 후보측은 "경부운하 건설 하나만으로 30만명에게 일자리를 찾아 줄 수 있고, 운하 건설 이후 관련 산업의 발달과 성장으로 중소기업 육성이 활발지며 물류비 또한 현 12%대에서 8%로 절감, 선진국 수준에 도달가능하다"고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국민들은 이같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어떻게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는 등 대운하에 대해 회의적이며, 한나라당 내에서 대운하 공약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후보측은 이에 대한 현실성 있는 대안과 답변으로 대운하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할 것이다.
또 대운하의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등에 대해 `뱃길에 콘크리트를 치지 않는다` 식의 단순한 대응이 아니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공약이 될 수 있도록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자신이 관여했던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청계천 복원사업이 결국 성공을 거둔 것처럼 한반도 대운하의 물길을 성공적으로 살려 대권을 어떻게 잡는가가 이후보와 캠프측의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