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공무원들의 해외연수와 외유성 출장에 대해 본 감사에 착수했으나 칠곡군 퇴직예정 공무원 7명은 이를 무시하고 부부동반으로 군예산을 받아 해외연수 명분으로 사실상 동유럽 관광(견학)을 다녀와 비난을 사고 있다.
일부 주민은 공무원 부인까지 시민혈세로 여행을 즐기고 온 것은 군이 공공예산을 제멋대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칠곡군 서모 기획감사실장을 비롯한 실-과-소장 등 7명은 퇴직을 앞두고 해외연수 명목으로 지난 21일부터 29일까지 8박9일간 부부동반으로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5개국을 다녀왔다. 여행경비는 이들 공무원 부부 14명에게 1인당 342만원씩 모두 4천778만원이 시민 세금인 군청 예산으로 지급한 것이다.
연수(硏修)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 따위를 연구하고 닦음`을 뜻한다. 흔히들 해외 어학연수 등에 `연수`란 용어를 사용하지 관광(견학)의 목적으로는 `연수`를 사용하지 않고 `해외여행(관광)`을 쓰고 있다.
이들이 갔다온 오스트리아 짤스부르크市, 비엔나 국립 오페라극장, 합스부르크 왕가, 다뉴브강, 체코 프라하市, 폴란드 유대인 강제수용소, 소금광산 등도 관광지로서 연수의 의미보다 해외견학(관광-여행)에 더욱 가깝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군 공무원은 감사원이 6월11일부터 7월13일까지 공무원의 해외연수 및 출장 관리실태에 대해 감사를 벌이고 있는데도 이에 아랑곳없이 부인 등을 대동, 공무를 내팽개친 채 9일간 외국에서 시민혈세를 펑펑 쓰고 돌아온 것은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칠곡군 관계공무원은 "퇴직예정자의 해외연수는 그 동안 공직에 기여한 장기근속 공무원과 그 가족의 포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왜관읍 왜관리 A모(회사원) 주민은 이에 대해 "군수가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계화 시대에 해외관광을 허가한 것은 이해하나 당사자는 물론 가족까지 모든 경비를 군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은 시민세금을 사금고처럼 쓰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왜관에 사는 또다른 주민 B모씨는 "서민들은 평생 마음 먹고 해외관광을 하기 힘든데 국민의 녹을 먹고 생활해온 공직자들이 퇴직시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은 가지지 못할 망정 마지막까지 시민세금을 축내는 것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고 말했다.
군은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간 제주도로 모범공무원 40명에 대해 산업시찰를 보냈다. 군청 예산은 1인당 55만원, 모두 2천200만원이 책정돼 있었다. 제주도는 이렇다할 산업단지도 없다. 모범공무원 산업시찰을 앞세운 제주도 관광이었다.
이같이 문제가 되거나 말썽의 소지가 있는 여행-견학 등에 군이 올해 편성한 예산내역을 보면 ▲공직자 해외 배낭여행 350만원×30명=1억500만원 ▲모범이장 해외 선진지견학 100만원×20명=2천만원 ▲퇴직예정 청원경찰 해외연수(부부동반) 350만원×6명=2천100만원 ▲(군청) 직원한마음대회 255만원×8종목=2천40만원, 직원연수대회 6천300만원(이들 항목은 민간 행사보조금 명목) 등이다.
일부에서는 군청의 이같은 예산을 승인해준 군의원들도 문제가 있다며 자신들을 뽑아준 주민 세금인 군예산이 주민과 지역을 위해 편성되고 집행되는지 주도면밀한 감시-감독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