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심학교 25·28동기 4명이 왜관 낙동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자녀 3명을 구출, 미담이 되고 있다. 이들 친구는 모자녀를 구하다가 정작 자신이 탈진해 위험한 지경까지 간 동기를 안전하게 데리고 나와 끈끈한 인간애를 보여주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양석(47·기계설비업체 경영)-현경석(47·칠곡신문 이사)-김경한(47·왜관 美캠프캐롤 근무)-김철수(47·칠곡신문 대표)씨.
이들은 지난 16일 오후 제2왜관교 밑에서 낚시를 하면서 동기간 친목을 나누고 있었다. 근데 동기중 현경석 씨가 바로 앞 낙동강에 빠져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모자녀를 발견했다. 어머니는 김모씨(40)였고, 딸은 A모(17)양, 아들은 B모(10)군이었다. 어머니는 큰 딸과 아들이 물에 빠진 것을 보고 구하러 들어갔으나 자녀가 매달리는 바람에 같이 위험에 처한 상황이었다.
이에 동기중 해병대 수색대에 복역했던 이양석 씨가 옷을 입은채 강으로 뛰어들었다. 이씨는 그 전날 마신 술이 들 깬 상태에서 이날 다시 마신 술로 잠시 주저했지만 평소 의협심이 있는 그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곧이어 현 씨가 옷을 벗고 팬티만 입고 구조현장으로 가세했다.
그러나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때 장비 없이 옷을 입은채 뛰어드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술을 마신 상태면 더욱 위험하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옷을 입은 채 들어간 이씨는 과거 해병대 시절 구조경험과 의협심은 통하지 않았다. 이씨와 함께 모자녀를 강가로 겨우 밀어낸 후 팬티 차림의 현씨는 물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옷을 입고 뛰어들어간 이씨는 바지와 윗옷 등으로 물이 젖어 거의 탈진한 상태에서 수면 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를 본 김경한 동기는 이씨 가까이로 가 손을 뻗었으나 같이 강 속으로 딸려들어가는 것을 직감하고 강 안쪽에서 이씨를 밖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김철수 칠곡신문 대표는 강으로 들어가 낚시대로써 이들이 쉽게 탈출하도록 도와주었다.
그야말로 친구 4명이 모자녀 3명을 구출했고, 이들을 구하려다 자신의 목숨까지 잃을 뻔 했던 동기 이씨를 안전하게 구조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칠곡소방서 119구조대가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7시쯤 출동했다. 119구조대는 신고를 받자말자 곧바로 출동한다. 그러나 출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보자. 순심 동기들이 술이 덜 깬 상태에서 계산적이었다면 과연 모자녀와 친구는 어떻게 됐을까? 이들이 이웃과 친구의 목숨을 자기 목숨처럼 소중히 여긴 사랑과 의리가 있었기에 모두가 살아난 것이다. 당시 침착하게 구조활동을 벌인 이들은 지금도 섬뜩하다고 한다.
김대표는 "왜관 낙동강은 4∼5m 안으로 들어가면 바닥이 급경사여서 어른 목까지 물이 차는 만큼 학생들이 놀기에는 매우 위험한 곳이므로 물놀이를 해서는 안된다"며 "구조시 술을 먹었거나 수영에 미숙한 사람이 옷을 입고 들어가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으며 수영에 자신있는 사람이 옷을 벗고서 강 안에서 밖으로 피구조인을 밀쳐내야 함께 살 수 있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