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심교육재단 제11대 이사장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인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가 지난 2월 10일 순심중·고 강당에서 취임했다.
그러나 서경윤 신부가 2001년 12월 순심교육재단 제10대 이사장을 맡은 이래 순심학교는 유례없이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 명문학과에 많은 학생들이 합격했을 뿐 아니라 순심고 육상부가 코오롱 마라톤대회 등 전국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는 등 학력과 인성이 조화로운 `참 좋은 학교`로 부상했는데도 퇴임식을 가지지 않아 순심동창회 관계자 등이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올해 은퇴한 서경윤 전 이사장의 그동안의 노력은 7년 전부터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우선 순심남녀고 학생들이 서울대 14명, 의대 4명, 일본 약대 2명 등 명문대·명문학과에 대거 합격했다. 잊어버린 `소화학원`(순심학교는 1936년 소화여자학원으로 개원) 10년의 역사를 되찾은 개교 7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 최초로 KBS1 `도전골든벨` 야외녹화 골든벨 성공에 이어 2007년 KBS1 `도전골든벨 왕중왕`에 등극(주인공 윤문열)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냈다.
1936년 창단한 순심고 육상부는 전국 6,7위권에서 머물렀으나 제25회 2009코오롱 전국마라톤대회에서 준우승하면서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해 `제26회 2010코오롱 전국마라톤대회 등 전국대회에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 순심의 명성을 전국에 떨쳤다.
특히 서 전 이사장은 가톨릭정신에 입각한 인성교육을 중시했다. 학생들이 `세계로 미래로`라는 기치를 걸고 여름방학을 이용해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해외 체험학습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재단측의 배려 덕분이다. 또한 각 학교 동아리는 남중 14개반, 여중10개반, 남고 28개반, 여고 20개반으로 구성해 신명나는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12년 창단한 순심 오케스트라는 순심 4개교에서 오디션을 통해 60명을 선발, `1인1악기`로 각자의 예술적 재능을 개발하고 합주를 통해 공부하는 학생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 함양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서경윤 이사장 취임 12년 동안 이뤄진 시설투자도 교육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내식당, 기숙사, 육상부숙소, 특별실, 관악부훈련장, 여자부 별관특별실을 신축했으며, 순심여중·고 뒤편 주택부지를 매입해 학생들의 휴게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진 예방건물과 내진시설로 교문이동까지 학생들의 안전을 도모했고, 교실 냉·난방시설, 장애자를 위한 승강기 및 노후시설교체, 구조변경 등으로 학교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임식 없이 은퇴한 서 전 이사장은 신임 이사장 취임식이 열린 지난 10일 제주도로 동계 전지훈련를 떠난 순심고 육상부(마라톤)를 직접 찾아가 "전국대회 3연패를 꼭 달성해 줄 것"을 당부하고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격려하고 돌아왔다.
한편, 이날 가진 박현동 이사장 취임식에는 선지훈(라파엘 신부) 순심교육재단 상임이사, 나채홍 전 순심총동창회장, 순심중·고 4개교 관계자, 학생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신임 박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학생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위해 교직원 모두 다함께 노력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현동 이사장은 경북대학교 응용화학과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2001년 사제서품을 받았고, 지난해 왜관수도원 제5대 수도원장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