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공무원을 정년퇴임한 후 대학에 들어가 14년에 걸쳐 73세의 고령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조재수 전 약목면장은 만학도의 뜨거운 향학열을 불태우며 한번 한 약속은 꼭 지키는 신의(信義)의 어르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6년 정년퇴임한 조재수 전 약목면장은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청렴결백한 모범공무원으로 정평이 나있었고, 퇴직 후 만학도의 길을 선택했다. 1998년 경산대학교 국학부에 입학, 2002년 이 대학을 졸업한 후 경북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에 입학했다. 조 전 면장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결석 한번 하지 않아 교수들도 놀랐다고 한다.
그는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젊은이들도 어렵다는 박사과정을 수료, 드디어 올해 2월 대구한의대학교 철학박사 학위를 획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공직퇴직 후 다시 학업을 시작한지 14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의 변함 없는 성실성과 배움에 대한 열정은 젊은이들과 후학도가 배워야 할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공직자 시절 칠곡군 새마을과 개발계에서 새마을문고 업무를 담당했던 조재수 박사는 30여년이 지나 왜관소공원내 새마을문고센터에서 한자를 가르치게 된 것은 필연적 인연일까. 새마을문고 칠곡군지부(회장 이동진)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조재수 박사를 강사로 초빙, 직장인을 위한 야간 한문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새마을문고 칠곡군지부는 10년전 한문교실을 열었다. 그러나 조재수 전 면장이 1년을 강의하다가 대학원 과정이 힘들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대학원을 마치고 나면 꼭 다시 봉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칠곡군지부는 다른 강사를 대체했다가 4년만에 휴강을 하게 됐다.
그러다가 지난해말 조재수 박사가 "내가 10년전 학업을 마치면 반드시 한문교실을 열어 다시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 10년전 한 그 약속을 지켜야 되지 않겠느냐"며 한문강좌를 다시 열 것을 제의, 이에 감동한 수강생들이 현재 애청(愛聽)하고 있다.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라 했던가.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 조박사처럼 정년퇴임후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신의와 성실과 함께하면 앞으로 30∼40년을 더 산다고 보면 어떠한 일이라도 다시 시작해 여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이동진 리포터 nakdon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