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타고르(1861∼1941)는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시 `동방의 등불`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가 반만년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930여 차례나 외침을 받았을 정도로 침탈과 정복의 대상이 된 것은 그 만큼 지정학적 위치와 맞물려 보석과 같은 가치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반도는 태고적부터 다이아몬드 같이 귀하게 선택된 배달민족의 터전이요, 세계가 부러워하는 삼천리 금수강산이 아니던가?. 북극성을 중심축으로 하는 최북단 두만강의 두 물머리를 기점으로 한반도의 최남단 끝자락 마라도(섬)를 직선으로 연결하고, 동쪽의 수호 영토인 독도를 사각으로 해 사선을 그으면서 서쪽의 황해도 장산곳 마루앞 백령도를 연결해 보면 바로 한반도가 동양의 진주 같이 귀하고 탐나는 다이아몬드의 모습이다. 이같이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요충지이기에 과거 100여년 전부터 해양 세력인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대륙 세력인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 한반도를 중심으로 세력 확장을 위한 다툼이 치열했다. 4강의 각축전이 된 냉엄한 국제적 현실 속에서 조선말의 정치풍토는 빗장을 걸어 잠그고 쇄도에 의한 쇄국정치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5천년의 찬란한 문화와 함께 나라를 빼앗긴 치욕을 당했을 뿐 아니라 그 연장선상에서 6·25전쟁이라는 참담한 우리민족 최대의 비극을 겪었다. 아직도 종전이 아닌 휴전협정으로 반도의 허리 부분인 38선을 경계로 정규군·비정규군 수백만 명이 대치한 긴장의 연속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가 돼 버렸다. 일찍이 조선의 선각자 율곡은 10만 양병설을 앞세워 왜침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일본 근대화의 아버지 명치유신 시대의 상대적 조선의 정치현실은 세종대왕 다음으로 성군으로 칭하는 개혁과 개방을 주장한 정조대왕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우리민족의 험란한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알프스 산속의 작은 나라 스위스는 훌륭한 정치 지도자에 의해 러시아·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인근 강대국들의 세력팽창의 호전적 욕구를 지정학적으로 험난한 알프스 산맥을 중심으로 완충지대를 만들어 유럽의 평화를 유지, 상대적으로 안정과 평화를 보장받았다. 이와 함께 많은 국제기구를 유치해 관광산업의 발전과 안정된 국민생활을 바탕으로 정밀 기계산업인 시계를 명품 브랜드화, 지구촌 최고의 행복과 부를 누리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인류의 보물인 다이아몬드처럼 해양과 대륙세력을 서로의 필요에 따라 화해와 융합의 고리 역할을 맡아 항구적 평화의 상징으로 빛나는 한반도를 이끌어갈 `백마 타고 올 위대한 지도자`를 기대해 본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나타나는 빛이 가장 밝게 다가오는 법이다. 온갖 핍박과 죽임을 당했던 유대인들의 억압과 고난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에 구원의 메시아가 출현했듯이 백척간두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찬란한 역사와 문화가 꽃피우게 마련이다./이수헌 왜관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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