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지방자치의 날’을 맞이하지만, 대한민국 공론장의 현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세계적인 극우화와 안보 위기, 극단적인 정치 대립 속에서 정치 고관여층의 팬덤정치와 무관심층의 탈정치화가 동시에 가속화되고 있다. 이 짙은 위기 속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해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답은 현장에 있다. 위기 때마다 빛을 발했던 `K-민주주의`의 본질은 진영 논리가 아닌, 시민들의 독립적 판단과 자발적 연대가 만든 ‘집단지성’에 있다. 그리고 이 집단지성을 일상의 제도적 주권으로 안착시킬 주인공은 바로 시·군·구 현장에서 숨 쉬는 지역언론이다.하지만 풀뿌리 민주주의의 현실은 엄혹하다. 중앙집권적 미디어 구조 속에서 대다수 지역언론은 혹독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감시 기능이 위축된 지방자치는 사문화돼 수도권 일극 체제를 공고히 할 뿐이다.공천권 폐지는 지방자치 회복무엇보다 가장 큰 비극은 ‘정당 공천권’이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켰다는 점이다. 지방의원과 기초단체장이 주민이 아닌 중앙당과 국회의원의 눈치만 보는 구조 속에서 진정한 주민자치란 불가능하다. 중앙정치의 굴레를 벗겨낼 `공천권 폐지`야말로 무너진 지방자치를 살리고 K-민주주의를 완성할 최우선 과제이자 시대적 명령이다.이 악순환을 깨뜨릴 ‘아래로부터의 동력’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지역신문이 주도하는 ‘K-민주주의 기초·광역 평생교육원 민주시민교육사업’의 추진이 절실하다.본 사업은 단순한 정치 교양 강좌가 아니다. 지역 언론인이 직접 퍼실리테이터로 나서 시민들과 함께 시·군·구 의회 회의록과 ‘지방재정365’ 데이터를 분석하고, AI 기술로 예산 우선순위를 협상하며, 직접 조례안을 입안하는 실천적 ‘시민 입법 아카데미’다.지역언론이 여는 시민주권 시대로지역언론은 현장의 데이터와 행정 쟁점을 가장 정통하게 파악하고 있는 독보적 주체다. 지역언론이 시민들의 손을 잡고 데이터 기반의 숙의 역량을 키워낼 때, 주민자치회와 주민조례발안은 비로소 실효성을 갖게 된다.나아가 이렇게 훈련된 시민 주권자들은 지방자치를 왜곡하는 정당 공천권을 반드시 폐지하고, 지역정당 설립을 위한 정당법 개정, 지방의회 독립을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 그리고 주민이 직접 지역언론을 지탱하는 미디어바우처법 제정을 강력히 이끌어낼 것이다.중앙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지방정치를 바로잡는 힘은 `공천권 폐지`에서 시작하며, 그 길을 열어갈 주체는 오직 지역언론과 시민이다.전국 226개 시군구기반 지역신문은 기초·광역 평생교육원에 이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실행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주민자치를 근간으로 한 지방자치와 국토균형발전, 그리고 완성형 K-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의 중심에 지역언론이 당당히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