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학생 대상 위협과 강력범죄, 성비위 사건이 잇따르면서 사건 발생 이후의 대응을 넘어 교원의 정신건강과 직무수행 상태를 평상시부터 살피고 위험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예방적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호주 등에서는 교사로 처음 등록할 때뿐 아니라 재등록 과정에서도 교사로서 적합성과 품행, 범죄경력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신규 임용 때의 신체검사에만 의존하기보다 재직 중에도 교원의 직무수행 적합성을 점검하는 제도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신질환 진단 자체를 교직 부적합의 기준으로 삼기보다 실제 행동과 직무수행 능력, 학생 안전에 미치는 위험 등을 중심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우리나라에도 교육공무원 신규채용 때 신체검사를 실시하고, 질병으로 휴직하거나 복직하는 과정에서 질병휴직위원회를 통해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교육공무원임용령은 신규채용 시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25년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 결과로 신체검사를 대신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교육공무원 질병휴직위원회는 질병휴직의 필요성과 휴직자의 복직 후 정상적인 근무 가능 여부 등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으며, 위원회에는 의료전문가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주로 신규 임용이나 질병휴직·복직 등 특정 시점에 작동하는 장치로, 재직 중인 교원의 정신건강과 직무수행 상태를 일정한 주기로 예방적으로 점검하는 체계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교원의 치료받을 권리와 개인정보, 인권을 보호하면서도 학생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정신건강 상담과 자가점검을 활성화하고, 폭력·위협·극단적 행동 등 구체적인 위험징후가 나타날 경우 전문기관의 직무수행 적합성 평가로 신속하게 연계하는 별도의 예방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호주의 교사등록 국가 프레임워크는 교사가 처음 등록할 때뿐 아니라 등록을 갱신할 때도 ‘교사로서의 적합성’을 계속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적합성은 전문적 역량뿐 아니라 아동·청소년과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지, 품행과 범죄경력, 건강상태가 실제로 아동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등록 갱신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적합성과 전문성, 최근의 교육활동 등을 확인하며, 아동 안전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 경우 등록에 조건을 붙이거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 역시 교원양성 단계에서부터 교직 수행에 필요한 건강상태와 적합성을 확인한다. 영국 교육부의 2026~2027학년도 교원양성 기준은 지원자의 적합성을 평가하고, 건강과 교직 수행 능력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모든 지원자에게 포괄적인 건강질문을 하는 방식은 피하고, 실제 교직 수행에 필요한 범위에서 관련 건강정보를 확인하도록 한다. 장애나 만성질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교직 수행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예방적 관리체계의 필요성은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을 통해서도 드러난다.지난 9월 18일 구미의 한 중학교에서는 30대 교사 A씨가 교문에서 전기충격기를 들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향해 “오늘 죽을 거다”, “같이 죽자” 등의 말을 하며 10여분간 위협했다. 다친 학생은 없었지만 경찰은 A씨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긴급입원 조치했다. A씨는 우울증 관련 약물을 복용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퇴원 후 정확한 사건 경위와 평소 학생들을 상대로 정서적 학대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교육당국은 A씨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전문상담교사 12명을 학교에 파견했다. 지난해 2월 대전에서는 B교사가 학교에서 1학년 학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범행에 앞서 학교 업무용 컴퓨터를 파손하고 동료 교사를 폭행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이후 재판에서는 정신질환과 범행 당시 심신상태 등이 쟁점이 됐으며, 대법원은 올해 4월 명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범행 이전 나타난 구체적인 폭력행동과 학교의 대응이 학생 안전과 어떻게 연결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학생 대상 성비위 사건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18일 대전고법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19명을 111차례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중학교 교사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13명과 합의하고 나머지 피해자를 위해 상당한 금액을 공탁한 점과 교직에서 파면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 교육정책 관련 전문가들은 "신규 임용 때의 신체검사에만 머물지 않고 재직 중에도 교원의 정신건강 상담과 자가점검을 활성화하고, 위험징후가 확인되면 전문적인 직무수행 적합성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또한 "평가 결과에 따라 일시적인 학생 분리와 업무조정, 치료 지원, 복직 전 적합성 판단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우리나라도 호주처럼 교사의 적합성을 교직 입문 때 한 번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등록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살피는 제도를 반영해, 교원의 치료받을 권리와 학생의 안전을 함께 보장할 수 있는 예방 중심의 교원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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