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개천절은 우리 겨레의 시조 단군 임금이 나라를 열고 하늘에 제사를 지낸 날이다. 개천절은 맨 처음 고조선에서 `천제(天祭)`를 지냈고, 이후 부여의 영고(迎鼓), 예맥의 무천(舞天), 마한과 변한의 계음(契飮), 고구려의 동맹(東盟), 백제의 교천(郊天), 신라와 고려의 팔관회(八關會)로 이어져 왔다. 그러던 것이 근현대에 오면 1909년 대종교가 `상달 상일`을 10월 3일로 잡아 개천절이 시작된다. 그리고 1919년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열리면서 국경일로 정했다. 그런데 근년(近年) 들어 개천절은 의미가 많이 퇴색되기에 이른다. 대통령이 참석하던 정부행사는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행사로 낮춰졌다. 특히 올해는 한가위 명절과 이어지는 황금 연휴라면서 여행가기 바쁘고 심지어 `일본 미야자키, 개천절에 골프치러 가볼까`라는 신문기사 제목이 개천절을 짓밟고 있다 . 더구나 해방 후 공식적으로 써 온 `단기(檀紀)` 연호(年號)는 1961년 5·16군사정변을 일으킨 이듬해 1962년 1월 1일부터는 모두가 서양 연호인 `서기(西紀)`를 사용해, 자취를 감춰버렸다. 지금 일본은 더욱 자신들의 정체성 강화에 목을 매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선진국이라 자부하는 그들은 `서기`가 아니라 고유 연호를 새로운 천황의 즉위를 기준으로 사용한다. 천황이 세상을 떠나면 연호가 새로 바뀐다. 그리고 일본을 열었다는 천조대신(天照大神)을 믿는 신사(神社)에 인생의 통과의례를 맡긴다. 그런데 반만년 아니 수만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배달겨레가 어찌 이렇게 됐나? 이제라도 우리는 개천절을 맞아 개천절 떡이라도 해서 이웃과 함께 나누면서 단군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을 되새기는 하루였으면 좋겠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은 단군의 건국 이념이고, 우리나라 정치·교육·문화의 최고 이념이다. 때문에 상당수 국민들이 오늘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인간을 이롭게 하는 정치·교육 등을 포기한 불행한 시대에 `홍익인간`을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 /도움글·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