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원장 이형우 아빠스)이 운영하는 분도출판사(사장 선지훈 신부)가 5월7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날 오전 11시 장면 前총리 아들 장익 주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왜관수도원 대성당에서 기념미사 등을 가질 예정이다.
가톨릭 서적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분도출판사는 다이슬러의 `구약성서 입문`, 셸클레의 `신약성서 입문` 등 현대 신학의 흐름을 소개하는 총서류를 주로 출판하며 국내 신학사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1970년대에는 우화집 `꽃들에게 희망을`과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해인 수녀의 시집 `내 혼에 불을 놓아` 등을 내놓아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선지훈 신부는 "문공부 등록일 1962년 5월7일을 기준으로 창립 50주년이지만 베네딕도회가 한국에 들어온 1910년에 독일에서 인쇄기를 도입, 책을 낸 만큼 100여년의 출판역사를 지닌 셈"이라며 "앞으로도 이윤에 얽매이지 않고 신학 서적을 계속 펴내겠다"고 말했다.
선 신부는 "한국적인 신학이 탄탄히 서려면 연구의 근거가 되는 기초 서적들이 정확한 한국어로 정리돼야 한다"며 "성서를 비롯해 사도 시대, 중세 시대의 문헌 등을 연구·번역, 신·구교의 분리 이전의 신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2001년에 시작한 신학텍스트총서 시리즈나 그리스어 원문 성서를 우리말로 옮겨 27년만에 완간한 `200주년 신약성서주해`도 손꼽을 만한 명저라고 선 신부는 덧붙였다.
분도출판사는 50주년을 기념해 새 책 네 권을 새로 선보였다. 이 중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독일 성 베네딕도 수도회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의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파스(대수도원장)가 1911년 4개월간 한국을 방문해 기록한 여행기다. `성경 역사 지도`, `구약성경 개론`과 베네딕도회 임인덕 신부 평전인 `책으로 노래하고 영화로 사랑하다` 출간됐다.
류지영 분도출판사 부사장은 "분도출판사 출간 방향의 첫째 흐름은, 신학적 인식의 지평을 넓혀 지적으로 성숙한 신앙생활을 도와주는 책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 흐름은 삶을 영적으로 풍요롭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책을 만드는 것이며, 셋째 흐름은 우리 의식이 잠들지 않도록 끊임없이 흔들어 깨워, 밝고 예리한 눈으로 교회 안팎을 보게끔 각성시키는 책을 만드는 것이다. 이 셋은 서로 엮이고 겹쳐져, 아닌 게 아니라 깍두기 썰듯 단칼에 구분짓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