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는 지난 7월 23일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왜관교회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암 검진) 출장검진을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과거 국가 주도의 산아제한 정책을 전담했던 인구보건복지협회(옛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대 변화에 맞춰 출산장려 및 정밀검진 장비를 갖춘 공공 보건의료 전문기관으로 거듭나며 국민건강 증진에 앞장서고 있다.인구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는 지역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찾아가는 검진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23일에는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왜관교회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암 검진) 출장검진을 실시했다. 이날 검진은 위암(위장조영촬영), 대장암(분변검사), 유방암(유방촬영), 자궁경부암(세포검사) 등 국가 암 검진 항목으로 진행돼 주민들의 질병 조기 발견과 건강 관리를 지원했다.1961년 대한가족계획협회로 출범한 인구보건복지협회는 당시 급격한 인구 증가라는 시대적 과제 속에서 가족계획 사업을 이끌었다. 이후 사회 변화에 따라 모자보건과 복지 증진으로 역할을 확대했다. 1999년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로 명칭을 변경한 뒤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2006년 현재의 인구보건복지협회로 개편했다.현재 협회는 정부 인구변화 정책에 발맞춰 성평등 관점에서 일·생활균형을 지향하며 대국민 인식개선 홍보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13개 지회에서 운영하는 가족보건의원과 이동식 종합 건강검진 사업을 통해 국민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정한 검진 공익기관으로 국가 암 검진과 영유아 검진, 종합 정밀검진 등을 실시하며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 주민들에게 찾아가는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특히 병원 방문이 어려운 농어촌 주민과 중소기업 근로자 등을 위해 검진 차량을 활용한 순회 이동 검진을 운영하며 공공의료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독감·대상포진 등 예방접종 사업을 통해 대상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검진 수준도 과거 단순 검사 중심에서 벗어나 정밀 의료체계로 발전했다. 협회는 디지털 유방촬영장치, 상복부·갑상선·자궁암 초음파 진단기, 위·대장 내시경, 디지털 흉부 방사선 장비 등을 도입해 질환의 조기 발견에 집중하고 있다. 현장에서 확보한 영상 자료는 협회 전산망을 통해 내과·가정의학과·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 시스템과 연계해 정확하고 신속한 검진 결과를 제공한다.
비영리 공익법인이라는 점도 협회만의 차별성이다. 수익 창출보다 국민건강 증진을 우선 가치로 두고 필요한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부 비급여 검사와 예방접종 비용 부담을 낮춰 국민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1960년대 초 대한민국은 전후 베이비붐으로 인한 인구 급증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국가 주도의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했다. 대한가족계획협회는 정부와 함께 가족계획 사업을 전개하며 출산 조절과 피임 보급, 국민 계몽 활동의 중심 역할을 담당했다.당시 사회 전반에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딸 구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등 출산 억제 표어가 확산됐다. 협회는 1968년 기관지 ‘가정의 벗’을 창간해 가족계획과 모자보건 관련 정보를 알리기도 했다.그러나 출산 억제에서 저출산 고령화 대응으로 국가 정책 방향이 바뀌면서 ‘가정의 벗’은 2005년 6월호를 끝으로 발간을 중단했다. 한때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대표적인 계몽 매체였던 잡지는 이제 인구 감소 시대를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으로 남게 됐다.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현재 대한민국은 과거와 전혀 다른 인구 위기에 직면했다. 합계출산율은 2025년 기준 0.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며, OECD 평균 1.43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1960년대 초 6명에 달했던 합계출산율이 60여 년 만에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인구 감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은 출산장려금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일부 지역은 수천만 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며 출산 장려에 나서고 있지만, 출산율 반등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전문가들은 저출생 문제의 원인이 단순한 경제적 지원 부족이 아니라 청년층이 겪는 주거 불안, 고용 불안, 경력 단절 우려, 사교육 부담 등 복합적인 구조 문제에 있다고 지적한다. 현금성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환경, 돌봄 인프라 확충 등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출산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던 시대에서 이제는 출산을 늘리기 위해 고민하는 시대로 변화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60년 발자취는 대한민국 인구 정책의 변화와 함께 국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역할을 확장해 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