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에는 문학 인구가 꽤 많은 편이다. 특히 시인이 많은데, 모두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탐구하는 모습이 참 귀하게 느껴진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칠곡문학 30집에 실린 오수헌 시인의 <멀어지다가 없었다>이다.
이 시는 잔잔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 잊혀 가는 관계와 자기 존재에 대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거창한 사건을 이야기하기보다 비가 내리고, 그늘이 드리워지고, 겨울 이불을 버리고 새 이불을 사는 소소한 장면들을 통해 마음속 빈자리의 상실감을 조용히 드러낸다.“너의 눈 속에서/ 나는 멀어지다가 없었지”사람은 깊이 사랑하다가도 어느 순간 마음에서 멀어질 수 있고, 기억과 관심 속에서 사라질 수 있다. 이별이나 소외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쓸쓸함을 전하는 방식이 오수헌 시인의 매력이다.마지막 부분은 “눈물에 물감을 풀어/ 참 부드럽게 스며들지/ 쓸모없어짐으로써 나를 찾아볼까”로 마무리된다. 이 시구는 아픔이 단순한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눈물이 수채화처럼 번져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듯 상실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려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잔잔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해설=이해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