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는 이번 4·13국회의원선거를 바라보는 일반 유권자들의 냉소적인 반응을 잘 나타내는 말이다. 과거에 빠짐없이 투표를 했던 유권자도 이번에는 어찌할까 갈등이 심한 것 같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은 입버릇처럼 국민을 위한다면서 정작 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없었고, 그들의 행태는 국민을 더욱 짜증스럽게 한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국민의 대표인 정치인들이 주권자인 국민을 우습게 알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습게 아는 이유는 또한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주권자인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예를 들면 3명이 출마한 어떤 단체의 회장선거에서 투표율이 50%라고 칩시다. 100명 중 50명만 참여한 것이 된다. 그 중 50%만 득표하면 여유있게 당선이 될 것이다. 결국 100명 중 25명의 지지만 받으면 당선이 된다는 결론이다. 이럴 경우 회장은 회원들을 어떻게 보겠는가? 인맥이나 이해관계 등 어떤 방법을 쓰든지 당선에 필요한 회원만 생각할 것이 뻔하다. 투표를 하지 않는 나머지 회원에게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 된다. 회원 전체가 투표에 참여한다면 그렇게 하겠는가? 투표율이 낮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민주주의국가에서 주권(主權)은 국민에게 있고 우리 헌법도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주권행사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행사하고 국민은 다만 그들을 뽑는 선거에서 주권을 행사할 뿐이다. 그래서 "국민은 선거 때만 주권자가 된다"는 말의 이유가 되고 선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 되므로 결국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하는 정치행위의 결과는 국민의 책임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정치수준은 그 나라 국민이 만든다"는 말도 되며 유권자가 바뀌지 않으면 정치도 바꿀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칠곡군의 경우 최근에 실시된 선거에서 평균 투표율이 50%내외에 불과하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칠곡군이 경북 최하위의 48.7%(경북 56.0%, 전국 54.2%)를 기록하였는데 그 중에도 어떤 지역은 39.2%의 극히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하였다. 이럴 경우 우리지역은 어떤 관심을 받을 것인가? 의식수준이 낮은 지역으로 평가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 ◆투표율이 높으면 그만큼 더 신경을 쓰게 마련 투표를 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흔히 말하는 “찍어줘 봤자 그게 그거야” “내가 안 찍어도 당선되는 건 뻔한데….” 아니면 “하루 놀러 가는 것이 훨씬 유익해” 등이 그동안의 기권사유로 본다면 이번 선거는 거기에 더해 정치권 전반의 불신에 따른 유권자의 정치혐오증으로 “어차피 우리 삶과 상관없는 것, 투표는 아예 관심 없다”고 하는 증폭된 선거 무관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경제가 어려워 서민들은 하루 살기에도 빠듯하다고 하는데 이들에게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장에 나가라고 하면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분명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 것이고 국민은 그 주권을 행사해야만 국민 된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내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는 없는 것이 된다. 선거가 어떻게 되든지 나는 관심 없다고 한다면 결국 지역주민이나 국민을 위한 정치는 없고 정치인 또는 그 추종자들만의 정치가 있을 뿐이다. ◆기권은 적극적인 의사표시로 볼 수 없어 4월1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일이 다가왔다. 이제 유권자는 각 정당이 내세운 후보자라는 상품을 선택하는 고객 입장으로서 상품정보를 미리 알고 가야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듯이 후보자를 선택하기 전에 선거공보 등 후보자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좋은 제품이 있으면 구매하면 되고, 다소 부족하더라도 내가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면 사야 되는 것이고, 이도 저도 아니면 다음 장날에는 좋은 제품이 나오도록 구매의사는 알려야 한다. 즉 무효표가 되더라도 나의 의사를 알리는 투표는 해야 한다는 뜻이며 기권은 적극적인 의사표시로 볼 수 없는 것이다. 고객이 붐벼야 더 많은 상품이 나오듯이 유권자가 투표에 많이 참여해야 더 좋고 더 많은 후보자가 나오게 된다. 그래서 투표는 꼭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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