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로 이사 가자”는 말이 나올 만큼 전남·전북에서 각종 수당과 지원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132년 전인 1894년 일어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에게 연 120만원의 유족수당을 지급하고, 전남 신안군은 재생에너지 발전수익을 주민에게 나누는 ‘햇빛연금’과 햇빛아동수당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 영광군은 군민 1인당 50만원의 전남형 기본소득을 지급했으며, 영암군은 청년문화수당을 지원하는 등 주민·아동·학생·청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책이 시행되고 있다.전북특별자치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723명에게 1인당 연 120만원의 유족수당을 지급한다. 올해 사업비는 8억6800만원으로 전북도와 시·군이 3대 7 비율로 부담한다. 대상은 관련 특별법에 따라 유족으로 결정·등록된 자녀·손자녀·증손자녀 가운데 전북에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유족이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을 이유로 후손에게 지방재정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놓고는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동학농민혁명과 마찬가지로 6·25전쟁과 월남전 참전, 독립운동 등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이들이 존재하는 만큼 “어떤 역사적 사건의 후손까지 지원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 지원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참전유공자 본인에 대한 보훈과 달리 수십 년 또는 100년 이상 지난 사건의 자녀·손자녀·증손자녀에게까지 현금성 지원을 확대할 경우 다른 역사적 희생자 후손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전남에서는 지역 특성을 활용한 주민 지원정책이 눈에 띈다. 신안군은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연금’을 운영하고 있으며, 만18세 미만 아동에게도 ‘햇빛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햇빛연금은 일반적인 복지수당과 달리 지역에서 발생한 재생에너지 사업 수익을 주민에게 환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안군은 2025년 18세 미만 아동 3,193명에게 1인당 연 120만원의 햇빛아동수당을 지급했다.전남 영광군은 지난해 4월 3일을 지급 기준일로 정해 군민 1인당 50만원의 ‘전남형 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지급금은 영광사랑카드에 충전해 지역 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영광군은 이와 별도로 태양광·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군민과 공유하는 에너지 기본소득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지급 규모는 재생에너지 사업의 수익과 제도 마련을 전제로 한 계획이어서 현재 지급되는 수당과는 구분해야 한다.학생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지원도 있다. 전남교육청은 ‘전남학생교육수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암군은 일정 거주요건 등을 충족한 청년에게 연 20만원의 청년문화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전남·전북에서는 역사적 유족에 대한 예우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이익공유, 기본소득, 학생 교육지원, 청년 문화생활 지원 등 지역의 여건과 정책 목적에 따라 다양한 지원제도가 등장하고 있다.‘전라도로 이사 가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종 수당이 눈에 띄지만, 제도마다 재원과 성격은 다르다. 신안군 햇빛연금처럼 지역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방식과 지방재정에서 특정 대상에게 직접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동학농민혁명 유족수당처럼 역사적 사건을 기준으로 후손에게 현금성 지원을 하는 경우 임진왜란, 월남전, 6·25전쟁 등 다른 역사적 희생자 유가족과 형평성, 지원 대상의 범위, 지방재정의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