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으로 운영하는 칠곡지역 일부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농업인과 일부 농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칠곡군 북삼농협은 하나로마트에서 필리핀산 바나나·파인애플, 뉴질랜드산 키위, 태국산 망고, 미국산 레몬, 호주산 방울양배추, 남아공산 자몽 등 다양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왜관농협은 최근 농민들의 반대로 수입농산물 판매를 즉각 중단했고, 석적농협은 고객들이 수입농산물을 찾아 현재 판매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북삼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필리핀 등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지역의 특성상 이들 수입농산물을 찾는 고객이 증가,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북삼농협은 `하나로마트 수입농산물 취급 허용 서명운동`을 본점에서 벌이면서 비치한 자료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수출 중심의 무역국가로 대외무역을 하지 않으면 국가 경제가 돌아가기 힘든 구조이다. 지금까지 전세계 50여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농수산물의 수입을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북삼농협은 북삼지역 주민과 조합원들을 위해 많은 금액을 투자해 설립한 하나로마트가 3년이 지난 시점인 이제서야 겨우 손익분기점에 진입, 소비자들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외국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요즘 신세대들은 우리 농산물보다 수입농산물을 더 선호하고, 심지어 제사상에 바나나, 오렌지 등이 오른지 오래됐다. 자녀들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바나나가 필수 과일이 됐으며, 바나나 한 품목만을 사기 위해 다른 매장을 이용하게 된다면 결국 소비자는 떠나게 될 것이다.
우리지역도 상당한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고 그들의 수입농산물 판매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기 곤란한 실정이다. 하나로마트 사업을 열심히 추진해 이득을 남기면 궁극적으로 조합원과 지역사회 발전에 쓰여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에 우리지역 농산물과 경합이 되지 품목의 수입농산물 취급을 허용해 주기 바란다.
한국농업경영인 칠곡군연합회 측과 지역농업인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 칠곡군연합회 홍영태 감사는 "북삼농협이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들의 배려와 매출 증대를 통한 이익을 조합원과 농업인들에게 환원시켜 준다는 명문으로 다양한 외국산 수입농산물 판매하는 것은 어설픈 상술로 농민과 조합원을 현혹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홍영태 감사는 "FTA체결로 수입농산물이 물밀듯 국내로 들어오는 등 갈수록 농업과 농업인들이 피폐해지고 있는 가운데 농업과 농업인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야 할 농협이 하나로마트에서 버젓이 수입농산물을 팔고 있어 농민 등이 출자해 설립한 농협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강한 의혹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감사는 "수입농산물 판매가 지역의 다른 농협 하나로마트로 확산될 경우 농민들은 무분별한 농산물 수입과 판매로 애써 수확한 농산물의 판매량이 줄고 가격마저 폭락, 갈수록 적자에 허덕이며 가슴은 멍들어 갈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판매를 즉각 중단하고, 이를 어길 경우 강력한 제재 수단과 불이익을 주는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농업경영인 칠곡군연합회 측은 앞으로 "농협에서 수입농산물이 웬 말이냐" "북삼농협은 수입농산물 판매와 서명운동을 즉각 중단하라"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고, 수입농산물 판매 반대시위-행진을 오는 30일 오후 2시 북삼농협 본점과 하나로마트에서 벌일 계획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