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진 겨울의 껍질을 뚫고 나온 / 핏기 어린 꽃의 날갯짓을 봐 / 햇살 한 모금에 터지는 신(神)의 웃음을 / (중간 줄임) 모두들 봄이 아니라 할 때 / 어둠 속 깨어나지 않는 벽을 넘어 / 나긋나긋 세상을 흔들고 있구나 / 낙엽더미의 굳은 목청을 풀어 / 마른 뼈들 살아 굼틀하는 소리 / 산을 들어 올리는 저 생기를 봐.” 한현수 시인은 얼음새꽃(복수초)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모두들 봄이 아니라 할 때 나긋나긋 세상을 흔들며 꽃을 피는 얼음새꽃에는 산을 들어 올리는 생기가 엿보입니다. 아직 꽃샘추위가 오는 봄을 시샘하고 있지만 얼음새꽃은 그 추위를 밀어내고 있습니다. 어서 봄이 왔다고 얼음새 꽃이 그 작은 몸짓을 더 살랑살랑 흔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매화보다도 더 일찍 눈을 뚫고 꽃소식을 전하는 얼음새꽃입니다. 그런데 이 얼음새꽃을 복수초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예쁜 꽃에 웬 원한이 있다고 복수? 하지만 그런 뜻이 아닙니다. 원한을 갚는 복수(復讐)가 아니라 복수(福壽) 곧 복과 목숨을 뜻하는 것으로 일본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을 그대로 따라 부르는 것입니다. 예쁜 우리말 이름을 놔두고 일본식을 따라 부르는 것은 큰개불알꽃, 개불알꽃, 며느리밑씻개, 도둑놈의 갈고리 따위가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오랫동안 써왔으니까 그대로 불러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말로 된 예쁜 꽃이름을 놔두고 일본말을 굳이 쓰려는 것은 민족의식이 없는 탓일 것입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koyako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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