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은 낙동강방어선으로 불리는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다. 한국 근현대사의 상처를 간직한 칠곡군이 인문학을 통해 치유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기초지자체에서는 드물게 10년 이상 평생학습 체제를 구축하고 주민중심으로 다양한 인문학 사업들을 펼치면서 칠곡군이 『대한민국 인문학특별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인문학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길이며, 그 길 위에서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대화다”라는 슬로건처럼 칠곡군의 인문학은 문사철(文史哲)이란 아카데미 형식을 넘어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영역에 집중했다.
이웃 간에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따뜻한 정(情 )이 넘치는 공동체를 만드는 생활인문학, 실천인문학을 목표로 삼아 인문학마을만들기, 대학생인문학활동, 인문학공정여행, 인문학마을아카데미, 인문학동아리, 평생학습 등의 사업을 꾸준히 추진했다.
칠곡군 인문학사업의 중심에는 ‘인문학마을협동조합’이 있다. 인문학마을협동조합은 인문학사업을 주민주도로 진행하기 위해 올해 1월 전국 최초로 마을이 조합원이 되는 형태로 출범했다. 현재 19개 인문학 마을이 참여 중이다.
인문학 마을은 마을반장, 마을기자를 중심으로 동네 특성에 맞게끔 주민들 스스로 인문학 콘텐츠를 발굴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왜관읍 금남리 ‘아버지 요리교실’, 북삼읍 어로리 ‘보람할매연극단’, 석적읍 부영아파트 ‘다정다감 공동육아교실’ 등이 대표적이다.
칠곡군에서는 매년 ‘칠곡인문학마을 축제’를 개최해 마을마다 개성 있는 인문학 사업과 공동체 문화를 뽐내고 있다. 그리고 이들 인문학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마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인문학활동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에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 100명이 일주일 동안 인문학 마을에 머물면서 동네 어르신들과 공연단을 구성하고, 할머니들의 옛날 사진을 스토리북을 만들고, 어른들의 사투리를 이용해 마을지도를 제작하는 등의 활동을 펼쳤다. 칠곡군의 인문학이 세대와 지역 간 문화교류의 구심점이 된 것이다.
또한 정부공모사업에 선정된 인문학공정여행을 통해 칠곡군은 외국인이나 유학생, 관광객들이 칠곡군의 자연과 문화유산, 인심 좋은 마을들을 둘러보는 인문학 여행상품도 운영 중이다.
그리고 매월 첫째 주 토요일마다 인문학마을아카데미를 열어 다양한 전문가로부터 인문학 특강을 듣는 시간도 보낸다. 올해에는 김용택 시인, 가수 유열, 연극인 손숙 등이 참여해 주민들과 인문학적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
칠곡군은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 운영과 더불어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인 칠곡평생대학을 설립하여 그간 400여명의 학사, 전문학사를 배출하면서 인문학과 평생학습 체계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그리고 관내 38개 인문학 학습동아리를 양성해 70여개 마을회관을 대상으로는 찾아가는 현장교육을, 18개 마을회관에서는 한글교육인 칠곡늘배움학교와 행복학습센터를 운영 중이다.
인문학마을협동조합, 칠곡평생학습대학, 인문학동아리 등 시스템적 요소와 인문학여행, 인문학아카데미, 대학생인문학활동 등의 프로그램이 적절히 결합하면서 칠곡군의 인문학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칠곡군의 주민밀착형 풀뿌리 인문학 사업이 전국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소통, 나눔, 배려의 문화가 넘치는 대한민국 인문학특별시 칠곡군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