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전 우리는 동족상잔의 한반도전쟁에서 풍전등화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구한 칠곡은 성스러운 고장이요, 호국의 고장이라고 주민들의 역사적 자부심은 어느 고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칠곡군에서는 3년부터 전국에서 유일한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을 통해 호국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지역홍보에도 적극적이다. 또한 국비 등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국가적 사업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호국관광벨트도 303고지와 왜관격전지를 중심으로 조성하고 있다.
눈에 보이듯 칠곡군이 무엇인가 호국의 고장이라는 컨셉으로 새로운 미래의 큰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필자가 비록 고향은 아니지만 30여년 살아온 칠곡군민의 자부심으로 2003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13년 넘게 왜관 303고지전투 호국영령과 미군 포로학살 추모 사업을 기획-추진해 오면서 느낀 감회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상징적인 기념비와 전적기념관 외에는 아무도 일상 속에서 관심을 갖지 않았던 시절에 말이다.
그 동안의 감회를 담아 2014년 9월23일자 칠곡신문에 과거 역사에 머물지 말자는 의미로 “구국·충혼을 기리는 올바른 역사관으로 통일안보 교육을 위해 칠곡군에 통일교육관을 건립하자”는 취지로 기고한 바 있다.
65년이 지난 지금은 전쟁의 붉은 흔적은 사라졌지만 고고한 호국역사의 흐름을 지켜보는 303고지 자락에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이 웅장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303고지와 인연을 쌓아온 필자로서는 또다른 감동이 밀려온다.
그러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큰 자부심만큼이나 공허한 마음도 적지 않다.
칠곡군에는 호국의 고장을 상징이라도 하듯 호국관련 건축물이나 조형물들이 전쟁의 역사적 의미를 담아 이미 여러 곳에 세워져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부동전투의 구국전승을 상징하는 다부동전적기념관이다. 그리고 왜관지구전적기념관을 비롯해 다부동 전승비와 추모비 등이다.
호국의 고장에서 그 의미를 소중히 보존하고 역사적 가치를 후세들에게 교육유산으로 전승하기에는 부족한 것일까?
문제는 이러한 시설물 상징하는 가치와 의미에 대한 일상에서 무관심이다.
요식행사나 인위적인 방문 외에는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늘 한산하다.필자가 주한미군의 `좋은이웃`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군들에게 우방의 역사를 소개하기위해 종종 이곳들을 방문하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이다.
이러한 시설물들에 대한 무관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1년에 한두번 추모행사는 물론 무관심으로 방치된 추모비와 기념비 주변 청결운동에 청소년들과 미군들을 참여시키고 있지만 역시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원인은 사람들마다 역사관과 그 판단 가치는 다르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구국·호국이라는 가치관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역사라는 과거에 사람들은 머물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에서 호국의 상징이나 시설물들을 외면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칠곡군도 호국의 역사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류평화의 가치를 찾아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을 국민적인 호국정신 문화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을 세운 것 같다. 이러한 칠곡군의 야심찬 호국관광벨트조성사업에 주민의 입장에서도 희망적인 기대가 적지 않다. 분명 칠곡군민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도 큰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앞서 제안했던 통일교육관 건립도 호국이라는 과거에만 머물지 말고 통일의 미래도 함께 보자는 취지에서 칠곡신문에 글을 남겼고 아직도 희망과 관심에는 변함이 없다. 이 시점에서 통일교육관 건립과 함께 세계평화제전까지 펼치나가는 칠곡군이 마무리단계에 있는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굳이 타 지역에서도 널리 사용하는 `호국`이라는 상징성의 표기가 또 필요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왜관 호국의 다리는 이미 전국적으로 각인되었고 세계적으로 지역적 호국의 함성을 알리는 효과를 위해서라도 `칠곡세계평화기념관`으로 하고 호국관광벨트에 호국역사관과 통일교육관을 함께 명명하면 호국의 역사를 뛰어넘고 구국의 역사에 이어 통일대한민국의 꿈을 이루는 통일역사의 발원지가 될 것이다.
/송인태 본지 영상미디어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