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달이 밝아오고 있다.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의 음력 정월 보름인 1월 15일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있는가.대보름날은 우리 민족의 광명을 반영한 대명절이다. 그러나 발렌타인-화이트데이를 해마다 기다리는 신세대들에게 대보름은 우리의 명절인가를 의심케 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보름달은 밝디 밝게 떠오를 것이다. 신세대가 쳐다보지 않더라도... 아니 저만치 벌써 환하게 솟아올랐을지 모르겠다.달은 여성을 상징한다. 여성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등은 일찍이 21세기 여성시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특히 남성 중심의 농경-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바이오사회로 급변하면서 여성들이 사회 주체로 등장하면서 토플러의 예언은 맞아떨어졌다.그렇다. 새천년 여성의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사회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정교함을 요구하고 있다. 바로 `여성`(Fmale), `감성`(Feeling), `상상력`(Fiction)이 합쳐진 `3F` 시대의 물결이 몰려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강한 남성과 아버지는 배척받는 불행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까.농경사회와 전기 산업사회에서는 신체적으로 힘이 세고 노동력이 강한 남성이 여성을 지배했다. 그러나 90년대 지식정보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여성들은 남성들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다. 여성으로서 하기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3D업종은 점차 기계자동화 시스템과 남성들의 몫으로 넘어갔고 이제 여성들은 남성이 지니지 못한 여성 고유의 섬세한 필링(Feeling)과 풍부한 픽션(Fiction)을 요구하는 지식-정보사회의 주역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다.당연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여성은 `맞일 파트너`로서 가정에서도 떳떳이 남편과 맞서게 된다. 사회와 가정에서 남녀의 역할 분담을 위해 구분됐던 가사 노동도 `네 일`이 아니라 `우리 일` `내 일`로 바뀌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성능이 탁월한 세탁기, 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의 등장은 남성들이 쉽게 가사를 돌볼 수 있게 된 원인 중의 하나이다.좌우간 현모양처의 주부에서 육체적 가사와 힘든 회사일을 도맡은 `슈퍼 우먼`(Super woman)으로, 나아가 지식정보사회의 `비지니스 우먼`으로의 변신은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여성혁명`이라 불러도 과언은 아니리라.남성 중심의 전통적 사고는 혁명을 거친 여성들의 머리에서 제거되기 시작했고 부드럽고 섬세한 여성에서 나오는 창의력과 다양한 능력이 정보사회에 유감없이 발휘, 남성들의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이제 지식정보의 미래사회는 남성의 힘과 사회의 위계질서가 아니라 여성이 지니고 있는 따뜻한 모성애와 그 동안 억눌렸던 무한한 잠재력에 의해 점차 새로운 형태로 발전해 가는 것이다.이를테면 여성이 주체가 되는 21세기 정보화 사회는 `달의 여신`이 벙긋 웃는 새로운 세계라 할 수 있겠다. 그 동안 여성을 강하게 지배해온 남성은 태양 시대의 주역인 만큼 전쟁과 파괴, 죽음 등이 난무했다.그러나 태양이 지면 달이 떠오르는 법. `눈부신` 태양 대신 `맘부신` 달은 누굴 지배하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는 아름다운 여신으로 존재한다. 수많은 별들과 상존하면서도 싸우지 않고 개체 하나 하나를 중시하는 달의 수용성이야말로 21세기 보이지 않는 최고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금세기 여성`이 질투가 많고 옹졸한 `여자의 후손`이 아니라 새롭고 발전적인 정보사회를 형성하는 후손을 끊임없이 낳는 `어머니`인 것이다. 동양 3국 가운데 우리 민족만이 추석을 대명절로 지켜온 것은 한민족이 달을 숭상해 왔음을 엿볼 수 있다. 우리의 조상들은 정월대보름날 가장 밝은 달을 보면서 새해의 안녕과 행운을 빌었다.특히 우리 어머니들은 집안에 문제가 생기거나 큰 일이 있을 때면 정화수를 떠놓고 달님께 빌었다. 이제서야 이 달님의 위력이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때 우리 어머니들은 선견지명을 지니신 것 같다. 바로 그 달의 시대, 즉 여성의 시대가 와 있으니까.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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