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고령군‧성주군‧칠곡군)은17일,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됐던 전국 26개 투표소의 투표록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전수조사한 결과, 실제로 투표를 포기하거나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가 최소 39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169조는 투표관리관이 투표록을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은 투표 진행 중 발생한 사고 상황과 조치 상황을 투표록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표록은 선거 당일 각 투표소에서 실제로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식 기록이다.■ 투표록상 확인된 투표 포기자 최소 39명투표록 분석 결과,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투표를 포기하거나 귀가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2투표소에서는 5명이 귀가한 것으로 기록됐고, 송파구 잠실2동 제7투표소에서는 총 17명의 투표 포기 사례가 확인됐다. 특히 이 가운데 8명은 선거인명부 대조와 서명까지 마쳤음에도 투표용지 공급 지연으로 투표를 포기한 사실이 투표록에 실명과 등재번호까지 기재돼 있었다.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조현욱 투표용지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장이 17일 K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대기표를 받았던 유권자 12명이 결국 투표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해당 투표소 투표록에는 대기표를 받고도 오후 8시 35분까지 돌아오지 않은 인원이 17명으로 기록돼 있다. 이 밖에도 서울 광진구 구의제3동 제6투표소에서는 1명, 서울 서초구 잠원동 제7투표소에서는 1명, 서울 강남구 개포2동 제2투표소에서는 3명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록에 기재된 현장 혼란투표록에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극심한 현장 혼란도 생생하게 기록돼 있었다. 송파구 문정2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 잔여매수가 0매가 되자 약 100명의 민원인이 고함을 지르며 항의했고, 선거인 난동으로 인해 경찰에 두 차례 연락한 사실이 기록됐다. 특히 해당 투표소 투표관리인은 “선관위에서 받은 무번호 용지 매수가 불일치하여 실제 잔여매수 파악이 어려우며, 각 투표소에서 받은 일련번호들이 뒤섞여 잔여번호 확인이 어렵다”고 기록했다. 송파구 문정2동 제1투표소는 대기번호표마저 모두 소진돼 ‘투표확인증 이면지’에 수기로 대기표를 작성해 배부했다고 기록했으며, 송파구 잠실2동 제2투표소는 오후 5시 50분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되자 오후 6시 12분 참관인 3명이 먼저 퇴근하겠다며 자리를 떠났다고 적었다. 또한 오후 7시 35분 추가 교부된 투표용지가 100매라고 전달받았으나, 시간이 오래 지체돼 총매수는 확인하지 못한 채 투표를 재개했다고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2동 제5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추가 교부를 받았지만 기자의 촬영으로 인해 투표록 작성이 어려웠다고 기재했다.■ 투표록상 확인된 관리·기록 이상 징후투표용지 관리와 기록 과정에서도 여러 이상 징후가 확인됐다. 송파구 문정1동 제4투표소 투표록에는 무번호 투표용지 50매를 수령한 사실이 특기사항 란에 기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문정2동 제2투표소는 선거인명부상 투표자 수가 2,245명인데 투표용지 교부매수는 2,255매로 기록돼 10매의 차이가 발생했다. 또한 송파구 가락2동 제3투표소는 중앙선관위 취합자료상 투표용지 수령매수가 2,550매인데 반해 투표록상 수령매수는 2,450매로 100매 차이를 보였고, 투표용지 잔여매수 역시 중앙선관위 자료는 298매, 투표록은 202매로 기록돼 96매 차이가 확인됐다.정희용 의원은 “이번 투표록 전수조사를 통해 6.3 지방선거 당일 실제 참정권 훼손 사례가 공식 기록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선거인명부에 서명까지 마친 유권자가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포기한 사례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표용지 부족 소식을 접하고 아예 투표소를 찾지 않은 유권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참정권 침해 규모는 이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 얼마나 많은 유권자의 투표권이 침해됐는지, 또 그 과정에서 투표용지 관리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