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에서 여야 간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도입된 국회법상 숙의제도들이 본래 취지와 정반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안건조정위원회가 사실상 ‘패스트트랙’으로 전락하고, 상임위와 본회의에서의 일방표결과 필리버스터 강제종결이 급증하면서 다수당에 의한 입법 독주가 구조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늬만 야당’ 끼워넣기… 안건조정위 회부 116건 중 80% ‘당일 의결’ 국민의힘 정희용 국회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이 국회 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안건은 총 116건으로, 이 가운데 93건(80%)이 회부 당일 곧바로 의결된 것으로 나타났다(올 1월12일 기준). 나머지 13건도 일주일 이내에 처리됐으며, 10건은 안건을 다루지 않아 미의결됐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도입된 안건조정위원회는 여야 각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돼 최대 90일간 쟁점 사안을 숙의·조정하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무늬만 야당’을 야당 몫으로 끼워 넣는 편법 운영으로 다수당의 입법 독주가 가능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22대 국회에서 안건조정위를 통과한 106건(미의결 10건 제외) 가운데, 야당 몫 위원으로 진보당 소속 의원이 참여한 안건은 54건,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이 참여한 안건은 52건에 달했다.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들이 이들 의원을 ‘야당 몫’으로 배정하면서 형식상 여야 동수(3대3) 구성은 유지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여당 4명·야당 2명의 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안건조정위는 이견 조정 기구가 아닌, 다수당의 합법적 입법 처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안건조정위 회부 자체도 급증하는 추세다. 제도 도입 이후 19대 국회 9건, 20대 국회 73건에 불과했던 회부 건수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21대 국회에서 302건으로 급증했고, 22대 국회에서도 이미 116건에 달했다.◆ 22대 국회 개원 1년 6개월 만에 ‘상임위 일방표결’ 282건… 지난 16년간 전체 건수의 두 배 훌쩍 넘어 다수당의 소수 의견 배제는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에서의 일방표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회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상임위 또는 소위에서 이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처리된 안건은 18대 국회 44건, 19대 10건, 20대 7건, 21대 63건, 22대 국회 282건으로 집계됐다.특히 22대 국회는 개원한 지 1년 6개월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지난 16년간(18~21대) 전체 일방표결 건수 124건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본회의 일방표결 역시 18대 11회, 19대 2회, 20대 9회, 21대 17회, 22대 23회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필리버스터 ‘무력화’… 강제종결도 22건 달해소수 의견 보호를 위한 필리버스터 제도 역시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필리버스터 강제종결 건수는 19대 국회 1건, 20대 국회 2건, 21대 국회 5건이었던 반면, 22대 국회에서는 1년 6개월 만에 22건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19건은 무제한토론 종결 동의 표결을 통해 강제로 종료됐다.정희용 의원은 “숙의를 위해 마련된 국회 제도들이 오히려 다수당의 입법 독주를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22대 국회의 민주적 정당성과 의회주의 원칙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회법이 보장한 숙의 절차와 소수 의견 보호 장치를 존중하고,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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