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지난 9월 3일 국회에 제출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8.1% 증액된 728조원 규모의 `슈퍼 예산`이다. 그러나 지출 확대에 따라 국가부채는 1년 새 무려 140조원 넘게 증가해 중장기 재정 운용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우리나라 예산은 2017년 400조5천억원, 2020년 513조5천억원, 2023년 638조7천억원, 2024년 656조 6천억원, 2025년 673조3천억원으로 예산 규모가 매년 급증했다. 그러나 이러한 천문학적 예산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민 세금으로 마련되는 국가 예산이 정작 민생 해결과 시급한 주민숙원사업 등에 최우선으로 배정돼야 하는데도 여전히 `국민 혈세`가 도둑질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우리나라 내년도 편성 예산은 728조원 규모다. 이 돈을 국민 1인당 나눠주면 1406여만 원이 된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다"는 주장이 맞는 것 같다. 문제는 쓸데없는 예산낭비다.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낳듯이 낭비는 더 큰 낭비를 가져온다. 아니 예산 낭비인지 아닌지 파악조차 힘든 상태에서 마구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더구나 예산 낭비 당사자나 기관단체가 명확하지 않아 비판하거나 책임을 따지기도 애매할 경우도 있다. 총 138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예산낭비에 대해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는데도 행사장 내 무용지물인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 연간운영비 약23억원의 예산이 지금도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다.    모두 450억원을 들여 지은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는 2023년 8월 1일부터 8월 12일까지 12일간 운영 본부와 미디어 센터 등으로 활용하고, 이후에는 잼버리 기념 공간 및 청소년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준공도 잼버리를 개최한 지 1년이 다 돼 가던 지난해 6월 마무리됐다. 대회 이후에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현재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다. 전 세계의 공분을 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 당시 필자는 강력한 비판과 함께 대책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나랏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이고, 남들이 눈먼 돈을 먹을 때 못 먹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나만 깨끗할 수 있을까? 기회가 주어졌다면 나도 `이기적 유전자`가 시키는 대로 그들과 똑같이 눈먼 돈에 손댈 수 있기에 남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탓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중앙투자심사 대상 사업 중 국비 확보가 가능한 사업에만 국비가 지원된다. 국비를 받으려면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의 필요성, 타당성, 효율성 등을 중앙투자심사에 의뢰하고, 심사 통과 후 중앙부처로부터 국비를 교부받아야 한다. 정부는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사업 규모에 따라 달라지나 시·군·구는 60억원 이상, 시·도는 200억원 이상의 사업에 대해 예산 편성 전에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심사하고 있다. 지방재정의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돕고, 같은 종류의 사업이 중복으로 투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중앙정부의 개입으로 진행된 랜드마크 사업 등은 은 더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 전북 진안군은 7500여 만원을 들여 2017년 10월 마이산 북부에 있는 가위박물관 옆에 대형 가위 조형물을 설치했다. 높이 8m, 무게 1.7t의 이 조형물은 부식을 막기 위해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작했고, 가위가 접어졌다가 펴지도록 전동장치를 갖췄다. 그러나 가위 조형물을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내용은 “하다 하다 별의별 기네스도 다 있구나”, “국민 혈세로 하지 말고 너희들 돈 모아서 해라”, “마이산 정기 다 잘려 나가겠다. 그 신비한 산 아래 뭐 하는 짓인가”, “저 가위로 마이산 두 귀 잘라 내게?”, “흉물하나 또 탄생했네. 그 돈으로 복지사각지대나 살피면 좋을 것을" 등이다.랜드마크 사업은 지자체 단독 예산으로 추진하기도 하지만 중앙정부가 지방소멸, 지역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지원하는 교부금을 받아서 진행하기도 한다. 2023년 기준 전국에 세워진 공공조형물만 6827점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테마공원까지 더해지면 그 숫자는 엄청날 것이다. 관리 소홀로 해체한 거제시의 거북선은 물론 사천시의 거북선은 매각된 후 행방을 알 수 없고 해남의 거북선은 운항이 중지된 채 부두에 정박해 있다. 수십억의 사업비가 들어간 이곳과 다른 지역의 거북선은 "땔감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계속해서 유지·보수비가 들어가고 있다.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손실이 5억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손실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일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새만금 잼버리 등을 철저히 수사해 혐의가 명백히 드러난 공직자에게는 `국고 등 손실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고 등 손실죄`를 현행보다 훨씬 강화해 더욱 엄하게 처벌하는 필벌의 무서움을 보여 줘야 공직자 등의 `도덕적 해이`는 사라질 전망이다.다산 정약용은 『경세유표』에서 "세상은 날로 변하는데 낡고 썩은 법을 그대로 둔다면 국가는 쇠망하고 사회는 타락하고 백성은 고통으로 신음한다"고 했다.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韓非子』(한비자)에는 "늘 강한 나라도 없고 늘 약한 나라도 없다. 법을 받드는 것이 강하면 강한 나라가 되고, 법을 받드는 것이 약하면 약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國無常强無常弱 奉法者强則國强 奉法者弱則國弱)"라는 구절이 나온다. 또 “법이 시행되지 않는 것은 위에서부터 법을 어기기 때문이다(法之不行自上犯也)”라는 내용도 있다.싱가포르가 ▶세계에서 법 집행이 가장 강한 나라 ▶1인당 실질국민소득 세계 3위국 ▶국가청렴지수 세계 3위국 ▶세계3대 청렴부국이 된 것은 초대 총리 리콴유 덕분이다. 리콴유 총리는 "부패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생존의 문제이다. 반부패 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굴복시켜야 한다"며 1960년 2월 `부패방지법을 제정하고 부패방지 전담기관 탐오조사국에 강력한 수사권과 사법권을 부여했다. 싱가포르는 1989년 `부정축재몰수법` 통과시켜 법원에 부패사범들이 획득한 각종 재산을 압류하고 동결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 법은 1999년 `부패이익몰수법`으로 강화됐는데, 부패 혐의자가 사망했을 경우에도 부패 수입을 대를 이어 전액 몰수하도록 규정했다.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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