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병`은 여자가 자신을 공주처럼 특별하고 아름답다고 착각하며, 특별 대우와 관심을 바라는 행동을 일컫는 우리나라 속어다. 공주병은 공식적인 정신질환 진단명인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NPD)’의 하나는 아니지만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일부 특성을 대중적이고 가볍게 표현한 용어라고 볼 수 있다.공주병으로 불리는 행동은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가 보이는 행동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연관성이 깊다. 공주병은 자신이 특별히 예쁘고 고귀해서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 태도를 보이며,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과장된 자기 중요성과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또한 공주병을 가진 사람들은 타인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존경을 요구하며, 타인의 감정에 둔감할 수 있다. 이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에서 보이는 과도한 칭찬 욕구와 낮은 공감 능력과도 일맥상통한다. 공주병이 주목을 끌기 위해 연극적이고 과장된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 것처럼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 역시 지나치게 관심을 추구하고 주목받으려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두 개념의 가장 큰 차이는 행동의 강도와 파괴성에 있다. 공주병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의 가벼운 자기애적 성향을 의미하며,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거나 지속적인 대인관계의 문제를 일으키는 수준은 아니다. 반면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타인의 감정을 착취하고 무시하며, 지속적인 갈등과 분노를 일으켜 대인관계와 사회적 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는 정신장애다.결국 ‘공주병’은 일상에서 관찰되는 자기애적 특성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말인 반면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그 특성이 훨씬 심각하고 병적으로 나타나는 임상적 장애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내현적 자기애(Covert narcissism)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내면으로는 강한 자기애적 욕구를 가진 성향을 말한다. 흔히 떠올리는 거만하고 과시적인 나르시시즘(외현적 자기애, Overt narcissism)과는 달리 수줍고 겸손하며 때로는 희생적인 태도로 자신을 감추는 경우가 많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내현적 자기애(Covert narcissism)’는 공식적인 정신질환 진단명은 아니다.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들이 사용하는 주요 진단 기준인 미국 정신의학회(APA)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는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NPD)’만 공식 진단명으로 등재돼 있다.겉으로는 조용하고 자신감이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자신이 남들보다 특별하고 뛰어나다고 믿는다. 이들은 자신의 불만이나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빈정거리거나 대답을 피하거나 일부러 협조하지 않는 등 수동적이고 은밀한 방식으로 상대를 공격한다.표면적으로는 겸손한 척하지만 내면에는 다른 사람의 인정과 관심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하면 스스로 무가치하다고 느끼고, 그런 감정이 깊어질수록 타인에게서 더 많은 관심을 끌어내려 한다.자신을 늘 피해자로 여기며 피해자 코스프레로 이어진다. 세상이나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억울함을 내세워 동정이나 관심을 얻으려 하지만 정작 스스로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는다.타인의 평가에 매우 민감해서 사소한 비판에도 쉽게 상처받고 분노를 느낀다. 평소에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가도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다고 느끼는 순간 그동안 눌러온 감정이 폭발하며 `자기애적 격노(Narcissistic Rage)`로 드러나기도 한다.‘자기애적 격노’는 자신이 특별하고 우월하다는 믿음, 즉 자기애가 손상되었다고 느낄 때 폭발하는 강렬하고 통제 불가능한 분노를 말한다. 겉으로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실제로는 매우 취약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이들은 사소한 비판이나 무시, 거절 등 자신을 낮추는 듯한 작은 자극에도 `자기애적 손상(Narcissistic Injury)`을 입고 극심한 분노를 터뜨린다. 상대방이 전혀 무시할 의도가 없었더라도, 혼자 곡해하거나 망상에 빠져 분노를 폭발시키는 경우가 많다.이러한 분노는 거친 언행이나 비난, 모욕을 퍼붓는 공격적인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반대로 차갑고 싸늘한 침묵으로 상대를 무시하거나 은밀하게 보복을 계획하는 수동적 공격성으로 드러나기도 한다.‘자기애적 격노’는 단순한 감정의 폭발이라기보다, 내면의 불안정성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기제에 가깝다. 분노를 폭발시켜 상대를 제압하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무의식적 시도로 볼 수 있다.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채 이러한 분노가 반복되면, 만성적이고 파괴적인 패턴으로 굳어지게 된다. 결국 이는 자기애적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관계를 더욱 왜곡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자신의 부족함이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세상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잘나가는 사람을 은근히 깎아내리거나, 남의 성취를 폄하하며 속으로 비교와 열등감을 반복한다.`외현적 자기애(Overt narcissism)`가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고 타인의 주목을 받는 데 집중한다면 `내현적 자기애(Covert narcissism)`는 우월감을 내면에 숨기고 겸손과 수줍음을 가장한다. 사회적으로는 소심하고 예민하며,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감이 없어 보이지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나는 특별하다’는 믿음을 놓지 않는다.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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