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등 배달 앱 등장으로 식당이 잘되지 않아 왜관 도심지로 식당을 옮겼습니다." 왜관2산업단지에서 식당을 하다가 최근 왜관1번가와 2번가 사이로 식당을 옮긴 업주의 말이다. 국회미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77.6%)였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 확산’(44.8%), ‘상권 경쟁 약화’(41.8%) 순으로 나타났다.특히 쿠팡·네이버 같은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늘어날수록 자영업자 간 격차도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매장이나 경쟁력이 있는 업체는 매출이 늘어나는 반면, 소규모 점포나 지방 상점은 더 큰 타격을 받는 구조다.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에서 온라인 소비가 1%포인트 증가할 때, 잘되는 가게와 어려운 가게의 매출 격차는 더 벌어졌다. 특히 지방에서는 격차가 7.2%포인트까지 확대돼 수도권(5.1%포인트)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료품과 의류처럼 온라인으로 쉽게 대체되는 업종일수록 피해가 컸다.음식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같은 배달앱이 확산되면서 같은 음식점이라도 매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배달 비중이 10%포인트 늘어나면 큰 음식점과 작은 음식점 간 매출 격차는 수도권 3.2%포인트, 지방은 6.3%포인트까지 확대됐다. 특히 창업 초기 식당과 기존 식당 사이의 격차도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자영업이 폐업 급증과 소득 붕괴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했다. 폐업 사업자가 사상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영업을 이어가는 사업장조차 상당수가 생계유지가 어려운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8천28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만1천795명 증가하며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폐업자는 2019년 92만2천159명에서 3년 연속 감소해 2022년 86만7천292명까지 줄었지만, 2023년 98만6천487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증가하며 100만 명대에 진입했다.특히 폐업 사업자 가운데 소매업과 음식점업 비중이 45%에 달해, 대표적인 생계형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부진’을 이유로 한 폐업 비중도 금융위기 직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경기 침체의 영향이 뚜렷하게 반영됐다. 코로나19 시기 누적된 경영 악화와 고금리에 따른 부담 증가가 폐업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문제는 폐업하지 않고 버티는 사업장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개인사업자 사업장은 총 1217만8914곳으로 전년보다 6.2% 증가했다.이 가운데 ‘소득 0원’을 신고한 사업장은 105만5024곳으로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11.7% 늘어난 수치로, 상당수 사업장이 사실상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해석된다.더욱 심각한 것은 저소득 구조의 고착화다. 연소득 1200만 원 미만 사업장은 816만5161곳으로 전체의 67%에 달했다. 개인사업자 10곳 중 7곳이 월 100만 원도 벌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다. 반면 6000만 원 이상 고소득 구간은 극히 일부에 그쳐 양극화도 뚜렷했다.소득 구간별로는 1200만~6000만 원이 20.5%, 6000만~1억2000만 원이 2.3%, 1억2000만 원 이상은 1.4%로 집계됐다.전문가들은 자영업 위기의 구조적 원인으로 ▲임대료 부담 ▲과당 경쟁 ▲가맹본부 및 배달 플랫폼 수수료 ▲내수 경기 부진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음식업과 소매업 등 생계형 업종에 종사하는 사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김영진 의원은 “100만 곳이 넘는 개인 사업장이 소득 0원을 기록한 것은 우리 경제의 뿌리인 자영업 붕괴를 알리는 경고”라며 “정부는 자영업자의 생존을 지킬 실질적 대책 마련과 저소득 사업자 지원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한국 경제는 지금 `K자형 경제` 구조에 놓여 있다. 일부 대기업과 자산가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서민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생활비 부담은 커지는데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경제 구조 자체에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는 부족한 반면, 자영업이나 비정규직처럼 불안정한 일자리는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고,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여기에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확산되면,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실직이나 소득 감소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자영업 중심의 구조를 줄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누구나 성장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K자형 경제와 빈익빈부익부(貧益貧 富益富)는 모두 격차 확대를 설명하지만 초점이 다르다. K자형 경제는 경기 침체 이후 회복 과정에서 어떤 계층이나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다른 쪽은 계속 어려움을 겪는 ‘갈라지는 흐름’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반면 빈익빈부익부는 그 결과로 나타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춰,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유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K자형 경제가 ‘과정’이라면, 빈익빈부익부는 그 과정이 낳은 ‘결과’라고 이해하면 쉽다.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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