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학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처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부터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이중 위기 속에서 지방의 산업·교육 구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뉴칼라(New Collar)’ 중심의 AI 시대가 지방대와 지역을 동시에 살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2025년 현재 대한민국 산업계는 AI 보편화와 함께 수십 년간 공고했던 학벌 중심 고용 질서의 근본적 전환점에 서 있다. 서울대 등 명문대 졸업장이 성공을 보장하던 시대는 저물고, 실제 직무 수행 능력과 기술 활용 역량을 중시하는 ‘뉴칼라(New Collar)’ 인재상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뉴칼라는 전통적인 육체노동 중심의 블루칼라(Blue-collar)나 사무·전문직 중심의 화이트칼라(White-collar)와 구별되는 개념으로, 학위나 간판보다 기술·데이터·AI 도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실무 역량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2016년 IBM의 지니 로메티 회장이 처음 제시한 이 개념은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2025년 전 세계 산업 현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은 이미 채용 공고에서 4년제 학위 요구 사항을 대거 삭제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카카오·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출신 학교보다 AI 활용 능력과 실전 프로젝트 수행력을 중시하는 채용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수도권 명문대 중심의 인재 독점 구조를 약화하는 동시에 지방과 비전공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구조 변화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방을 살릴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은 이미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SSAFY(삼성청년SW아카데미)’는 4년제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되 전공과 학벌에 관계없이 소프트웨어 실무 역량만으로 인재를 선발·교육하는 대표적인 `뉴칼라` 모델이다. 수료생 상당수가 지방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유망 스타트업에 진출하며, ‘지방에서 배워도 실력만 있다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2019년 정기 공채를 폐지한 이후 2025년에는 프로젝트 이력과 기술 면접, AI 기반 역량 평가를 중심으로 한 직무별 수시 채용 체제를 완전히 안착시켰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블라인드 채용을 넘어 코딩 테스트와 기술 인터뷰만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구조를 확립했다. 이 과정에서 지방대·전문대·고졸 출신 개발자가 실력만으로 핵심 인력이나 팀장급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와 LG 등 전통 대기업들 역시 학벌 중심 선발을 지양하고, 클라우드·데이터 분석·사이버 보안 등 특정 직무에 특화된 인재를 수시로 채용하며 대학 학위보다 실무 인증과 프로젝트 경험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이러한 변화는 지방대의 역할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처럼 ‘서울 명문대로 가기 위한 관문’이나 ‘차선책’이 아니라, 지역 산업과 곧바로 연결되는 첨단 기술 교육의 거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생성형 AI는 고급 정보와 학습 자원의 장벽을 허물어 지방대 학생들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교육 콘텐츠에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아니라, ‘AI를 도구 삼아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입시 과열과 사교육 중심 구조를 완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어느 대학에 가느냐’보다 ‘어떤 기술을 갖췄느냐’가 생존의 기준이 되면서, 4년제 학위의 강력한 보완재로 ▶3~6개월 단위의 마이크로 디그리(Micro-degree) ▶기업 인증형 교육 ▶지역 기반 실무 훈련 프로그램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지방대와 지역 산업이 결합해 청년을 지역에 붙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AI 시대의 뉴칼라 혁명은 단순한 채용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수도권과 명문대에 집중돼 있던 기회를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지방대 소멸과 지역 붕괴라는 이중 위기를 동시에 돌파할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다. ‘어디서 배웠느냐(Degree)’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느냐(Skill)’가 평가받는 사회로의 획기적 이동 현상은 지방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할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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